釜山 * Korea

부산 영도에 '소형 독도 인공섬' 만들어진다

yellowday 2012. 4. 9. 20:52

입력 : 2012.04.04 22:56

독도 전경. 앞에 있는 게 서도.

독도 10분 1 크기로 조성, 내부엔 전시·역사관 설치… 오는 연말 기본계획 확정

부산 영도에 '소형 독도 인공섬'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현장을 직접 찾기 어려운 국민들이 이 인공섬을 통해 독도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독도의 중요성을 알 수 있게 하면서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해보자는 취지다.

4일 부산시와 최홍배 한국해양대(국제통상학과) 교수 등에 따르면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 인근 공유수면에 독도 모양의 인공섬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면적은 독도 전체 면적(18만7000㎡)의 10분의 1 크기로 동도(98m)와 서도(169m) 높이도 10분의 1로 줄여 조성할 계획이다.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독도의 산줄기와 지형, 인근 부속 도서도 그대로 옮겨 놓은 형태로 지을 예정이다.

인공섬 내부는 왕릉 내 전시관을 갖춘 경북 경주시의 천마총과 비슷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동도에는 각종 전시장과 역사교육장을, 서도에는 한국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사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최 교수는 이 독도 인공섬에 '한국해양영토관'이라는 가칭을 붙였다. 최 교수는 지난 3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한국해양영토관' 건설을 위한 착수보고회를 열고 타당성 분석과 기본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이날 보고회는 최 교수의 한국해양영토관 건립 계획이 지난달 29일 국토해양부 산하 '영남씨그랜트센터'의 지역 현안과제로도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때문에 독도 인공섬 조성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비 2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영남씨그랜트센터'는 국토해양부와 부산시, 경남도 등이 연구 기금을 투입해 운영하는 해양연구 등을 지원하는 사업단이다. 최 교수는 부산시·국토해양부 등과 협의를 거쳐 예산 확보 방안과 설계 용역 등을 진행, 오는 12월쯤 기본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8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해양영토관의 최적지로는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 인근 공유수면이 꼽히고 있는데 올해 개장 예정인 국립해양박물관과 연계,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부산의 명소인 영도다리와 제2롯데월드 건설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여건에 세계의 크루즈선들이 찾는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영도에 있어 관광과 독도 홍보를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보고 있다.

독도 10분의 1 크기의 독도 인공섬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 인근 공유수면 모습.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비용 면에서나 환경을 생각할 경우 해상에 인공섬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800억원에 달하는 비용 조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탓이다. 때문에 동삼혁신지구 내 육상 부분에 설치를 하든지 국립해양박물관의 부속 건물 형태로 조성하는 것이 현실성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차후 '독도 홍보관'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경우 독도가 속해 있는 경북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문제 중 하나. '한국해양영토관'을 가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인공섬 이름을 독도뿐만 아니라 영토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어도 등을 포함한 '한국해양영토관'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인공섬 독도 조성은 독도를 찾기 어려운 국민들이 손쉽게 독도를 체험하면서 독도의 의미에 대한 이해와 주권 의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 교수는 지난해 100만인 서명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독도에 미친 교수'로 알려진 최 교수는 지난해 봄학기부터 '독도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을 개설해 강의하고 있다. 또 학생들과 함께 동아리 '독도아리랑'을 만들어 주말과 휴일 부산역, 해운대 해수욕장 등지를 찾아 다니거나 각종 강연을 통해 독도에 대해 알리고 있다. 덕분에 최 교수는 2009년 12월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주는 '독도 평화상'의 초대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yellowday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