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古詩 漢詩

유명 漢詩 (1 - 49)수

yellowday 2012. 3. 12. 23:42

 

 

1강백년(姜栢年) 효음(曉吟)

 

小雨絲絲濕一庭(소우사사습일정)

寒鷄獨傍短墻鳴(한계독방단장명)

幽人睡起身無事(유인수기신무사)

徒倚南窓望翠屛(도의남창망취병)

 

가는 비가 보슬보슬 온 뜰을 적시는데

추위에 떠는 닭만 낮은 담장 가에서 운다.

묻혀 사는 사람, 잠 깨어 일어나 아무 일 없어

다만 남창에 기대어 푸른 산병풍을 바라본다.

 

 

 

2강세황(姜世晃) 서산(西山)-

 

世外忽驚超穢累(세외홀경초예루)

眼中無處着塵氛(안중무처착진분)

敢將詩畵形容得(감장시화형용득)

癡坐橋頭送夕曛(치좌교두송석훈)

 

세상 밖에 서니 세상번민 벗어 놀랍고

안중에는 속기 있는 곳이 하나도 없구나.

감히 시와 그림으로 묘사하려 하여

바보인 듯 다리머리에 앉아 석양을 보낸다.

 

 

3강익(姜翼)-- 추야(秋夜)

 

碧落秋晴響遠江(벽락추청향원강)

柴扉撑掩息村狵(시비탱엄식촌狵)

竹風不動小園靜(죽풍불동소원정)

明月在天人倚窓(명월재천인의창)

 

맑게 갠 가을하늘, 멀리 강물소리

사립문 닫혀있고, 시골 삽살개 쉬는구나

댓숲 바람 불지 않고, 동산은 고요한데

하늘엔 밝은 달, 사람은 창에 기대어 있다

 

 

4강정일당(姜靜一堂) --원운(原韻)

 

春來花正盛(춘래화정성)

歲去人漸老(세거인점로)

歎息將何處(탄식장하처)

只要一善道(지요일선도)

봄이 와 꽃이 화려해도

한탄하노니, 장차 어디로 가는가

세월 가면 사람은 점점 늙어간다

하나의 선한 길 걷기를 바랄 뿐이라네

 

5강지재당(姜只在堂)---춘몽(春夢)

 

水晶簾外日將闌(수정렴외일장란)

垂柳深沈覆碧欄(수류심침복벽난)

枝上黃鶯啼不妨(지상황앵제불방)

尋君夢已到長安(심군몽이도장안)

 

수정 발 밖은 날이 저무는데

늘어진 수양버들 푸른 난간 덮었도다

가지 위의 꾀꼬리 울음 그대는 방해마오

그대 찾아 꿈 속에서는 서울에 이르렀소

 

6강희맹(姜希孟)--- 전가(田家)

 

流水涓涓泥沒蹄(유수연연니몰제)

煖烟桑枯懿鳩啼(난연상고발구제)

阿翁解事阿童健(아옹해사아동건)

喿竹通泉過岩酉(고죽통천과암유)

 

흐르는 물 졸졸, 진흙에 빠지고

따뜻한 날 뽕나무 잔 가지에 비둘기 앉아 우네

늙은이는 일을 알고 아이는 씩씩하여

홈통에 물을 보내 언덕을 넘어 가네.

 

7고상안(高尙顔)---박주려강(泊舟驪江)

 

萬頃蒼波萬斛船(만경창파만곡선)

微瀾細起月娟娟(미란세기월연연)

不知煙寺藏何處(불지연사장하처)

風送鍾聲到枕邊(풍송종성도침변)

 

넓고 푸른 바다에 만 곡의 배 뜨있고

달빛은 곱기만 하고 잔물결 인다

절은 어느 곳인지 알지 못하는데

바람불어 베개머리에 종소리 들려온다

 

8고조기(高兆基)---영청현(永淸縣)

路橫層岫僻(노횡층수벽)

城倚半天孤(성의반천고)

碧洞長虛寂(벽동장허적)

行雲忽有無(행운홀유무)

古松能自賴(고송능자뢰)

春鳥巧相呼(춘조교상호)

物像馴吟賞(물상순음상)

留連倒酒壺(유연도주호)

길은 층층으로 솟은 산봉으로 나고

성은 우뚝 공중에 외롭게 기대었구나

푸른 골 안은 항상 텅 비어 적막한데

떠가는 구름은 문득 보였다 안보였다 한다

오래된 늙은 솔은 바람소리 절로 내고

봄 새는 교묘하게 마주 부른다

몇 날을 묵어면서 술병을 기울인다

온 갖 물상 시흥을 돋우기 알맞아

 

 

9곽재우(廓再祐) --재가야차석천운(在伽倻次石川韻)

 

莫不苦長夜(막불고장야)

誰令日未曛(수령일미훈)

欲看天地鏡(욕간천지경)면

須自絶塵紛(수자절진분)

 

긴 밤을 괴로워하지 않을 수 없으니

누가 해가 저물지 않게 할 수 있으리오

천지의 거울을 보려고 하

반드시 스스로 속세의 먼지를 끊어야 하네.

 

 

10구봉령(具鳳齡---누암(樓巖)

 

秋月半虛壁(추월반허벽)

與君相枕眠(여군상침면)

明宵兩地夢(명소량지몽)

同繞一江煙(동요일강연)

 

빈 벽 절반에, 가을달 비추고

그대와 서로 베개 베고 잠들었지

달 밝은 밤, 두 곳에서 꿈꾸는데

온 강을 안개가 자욱이 둘러싼다

 

 

11권근(權近)---숙감로사(宿甘露寺)

 

煙蒙古寺曉來淸(연몽고사효래청)

湛湛庭前柏樹靑(담담정전백수청)

松韻悄然寰宇靜(송운초연환우정)

涼風時拂柳絲輕(량풍시불유사경)

연기 자욱한 옛절 새벽에 맑아지고

이슬 내린 뜰 앞에 잣나무가 푸르다.

소나무 운치는 초연하고 세상 고요한데

서늘한 바람 때로 가벼이 버들가지 흔든다.

 

12권람(權擥)---차평창동헌운(次平昌東軒韻)

 

王佐之才不是疏(왕좌지재불시소)

孔明猶自臥芧廬(공명유자와서려)

丈未出處何容易(장미출처하용역)

掩柩方知事乃除(엄구방지사내제)

 

왕을 보좌할 재주는 쓸데 없지 않거니

제갈공명도 스스로 초가집에 누웠었도다

장부의 출처를 어이 그리도 함부로 하리오

관 뚜껑을 덮고서야 비로소 일의 끝을 아노라

 

 

13권벽(權擘)---칠석우서(七夕偶書)

 

浮世紛紛樂與悲(부세분분락여비)

人生聚散動相隨(인생취산동상수)

莫言天上渾無事(막언천상혼무사)

會合俄時又別離(회합아시우별리)

 

끼쁘다, 슬프다로 허망한 세상살이 분분하고

인생살이 모이고 흩어짐이 일마다 서로 따르는구나

하늘나라에는 이별이 전혀 없다 말하지 말게나

만남은 잠시일 뿐 또다시 서로 이별하려하는구나

 

 

14권상하(權尙夏)---여강즉사 (驪江卽事)

 

官橋楊柳綠毿毿(관교양류록삼삼)

雨後靑山半帶嵐(우후청산반대람)

浴羽沙禽浮兩兩(욕우사금부량량)

曬罾漁子坐三三(쇄증어자좌삼삼)

畫笳近聽臨江郡(화가근청림강군)

淸磬遙傳隔水菴(청경요전격수암)

薄暮兒童沽酒去(박모아동고주거)

扁舟一葉繫村南(편주일엽계촌남)

 

다리에 푸른 버들 칭칭 늘어지고

비 갠 청산에는 안개 반쯤 띠어있다.

멱을 감는 물새는 쌍쌍이 떠 있고

그물 말리는 어부는 몇몇씩 앉아 있다. 피리소리 강변 마을 가까이 들려오고

물건너 암자에서 맑은 풍경소리 전해 온다.

어둑한 저녘, 아이는 술 사러 가고

한 조각 조각배가 마을 남쪽 매어 있다.

 

 

15권우(權遇)---제서강정 (題西江亭)

 

愛此江亭好(애차강정호)

登臨久不回(등림구불회)

商帆投岸落(상범투안락)

漁艇逐潮來(어정축조래)

極浦寒煙積(극포한연적)

遙山返照開(요산반조개)

機心消已盡(기심소이진)

魚鳥莫相猜(어조막상시)

 

이곳 강가 정자의 좋음을 사랑하여

올라서 바라보며 오래도록 돌아가지 않는다

장삿배는 언덕에 떨어지고

고기잡이배는 조수를 쫓아오는구나

먼 물가로 찬 연기는 쌓이고

먼 산에 저녁노을이 훤히 트이는구나

계산하는 마음 이미 다 사라졌으니

새와 물고들아 서로 의심하지 말아라

 

 

16기대승(奇大升)---요월정운 (邀月亭韻)

 

夫君才氣合乘車(부군재기합승차)

遁跡江湖放浪餘(둔적강호방랑여)

載酒引船風色嬾(재주인선풍색란)

藝花扶杖月華虛(예화부장월화허)

經心舊學惟心也(경심구학유심야)

脫手新詩更賁如(탈수신시경분여)

雨露九天應下漏(우로구천응하루)

直長威望壓周廬(직장위망압주려) .

 

그대의 재주와 기운은 수레를 탈만한데

강호에 숨어 방랑한 나머지 자취를 감추었네

술을 싣고 배를 타니 풍색은 조용하고

꽃 심고 지팡이 짚으니 달빛도 밝은데

옛 학문에 마음을 다스리니 오직 한 마음

새로운 시에 손을 대니 다시 흥겨워지네.

하늘의 비와 이슬은 당연히 내려오려니

직장의 위엄과 명망이 주려를 압도하리라

 

 

17길재(吉再)--- 述志(술지)

 

臨溪茅屋獨閑居 임계모옥독한거

月白風淸興有餘 월백풍청흥유여

外客不來山鳥語 외객불래산조어

移床竹塢臥看書 이상죽오와간서

 

시냇가 띠집에 홀로 한가롭게 사니,

달 희고 바람 맑아 흥취는 남음이 있음이라.

바깥 손님 오지 않고 산새들만 지저귀니,

평상을 대밭으로 옮겨 누워 책을 봄이라.

 

 

18김굉필(金宏弼)---노방송(路傍松)

 

一老蒼髥任路塵(일로창염임노진)

勞勞迎送往來賓(노노영송왕래빈)

歲寒與汝同心事(세한여여동심사)

經過人中見幾人(경과인중견기인)

 

한 늙은이 푸른 수염 날리며, 길 먼지에 몸 맡기고

수고하며 오고가는 길손 보내고 맞는다.

날씨 차가워지는데 그대와 마음 같이 하는 이

지나는 사람들 중에 몇몇이나 보았느냐.

 

 

19김구용(金九容)---야초(野草)

 

纖纖野草自開花(섬섬야초자개화)

檣影如龍水面斜(장영여룡수면사)

日暮每依烟渚宿(일모매의연저숙)

竹林深處有人家(죽림심처유인가)

 

작고 여린 들풀은 절로 꽃을 피우고

물에 비친 돛 그림자인양 물에 빗겨있다.

날 저물면 언제나 안개 낀 물가에 기대서니

대숲 깊은 곳에 사람 사는 집들이 보인다.

 

 

20김극기(金克己)---황산강(黃山江)

 

起餐傳舍曉度江(기찬전사효도강)

江水渺漫天蒼茫(강수묘만천창망)

黑風四起立白浪(흑풍사기립백랑)

舟與黃山爭低昴(주여황산쟁저묘)

津人似我履平地(진인사아리평지)

一棹漁歌聲短長(일도어가성단장)

十生九死到前岸(십생구사도전안)

槐柳陰中村徑荒(괴류음중촌경황)

 

여관에서 일어나 밥 먹고 새벽에 강 건너니

강물은 아득히 멀고 하늘은 검푸르구나.

검은 바람은 사방에서 불어 흰 물결 일으키니

배는 황산과 다투어 낮았다 높아았다 한다.

나루터 사람도 나처럼 평지를 밟는데

외로운 고기잡이 배 노래는 짧았다 길었다 한다.

아홉 번 죽었다 열 번 살아나 앞 언덕에 이르니

느티나무와 버드나무 그늘 속에 시골 길이 거칠다.

 

 

21김득신(金得臣---야음(夜吟)

 

露滴寒空月正西(로적한공월정서)

欲成佳句意都迷(욕성가구의도미)

秋宵難作還家夢(추소난작환가몽)

窓外鵂鶹樹樹啼(창외휴류수수제)

 

찬 하늘 이슬 지고, 달은 서편 이윽한데

좋은 시구를 지으려도, 마음은 온통 어지럽다

가을 밤 고향집으로 가는 꿈도 꾸기 어려운데

창밖에선 올빼미가 나무마다 울고 있구나

 

 

22김만중(金萬重)---모춘(暮春)

 

暮春暄氣敷(모춘훤기부)

草樹繞我廬(초수요아려)

捲簾望時景(권렴망시경)

觸目皆可娛(촉목개가오)

白雲散遙岑(백운산요잠)

初日滿平蕪(초일만평무)

竹抽嫩綠排(죽추눈록배)

桃謝殘紅鋪(도사잔홍포)

圓荷出綠波(원하출녹파)

嘉木蔭淸渠(가목음청거)

惠風從東來(혜풍종동래)

谷鶯聲相呼(곡앵성상호)

安得故人詩(안득고인시)

永日時卷舒(영일시권서)

 

늦은 봄날 따뜻한 기운 천지에 퍼지고

풀과 나무들 내 초가집을 둘러싸네

발을 걷고 지금의 경치를 바라보니

보이는 것 모두가 즐길 만하네

흰 구름은 아득한 산봉우리에 흩어지고

처음으로 햇볓이 들판에 가득하네

대나무는 연약한 새잎 사이를 뚫고 나오고

복숭아꽃은 남은 꽃잎 사이로 지네

둥근 연꽃은 푸른 물결 위로 솟고

아름다운 나무들 맑은 도랑에 그늘지우네

봄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와

골짜기에선 꾀꼬리 서로 불러대네

어찌 고인의 시를 얻어

영원히 때때로 펴보지 않으리오

 

 

23김병연(金炳淵)--- 過安樂見

 

安樂城中欲暮天 안락성중욕모천

關西孺子聳詩肩 관서유자용시견

村風厭客遲炊飯 촌풍염객지취반

店俗慣人但索錢 점속관인단색전

虛腹曳雷頻有響 허복예뢰빈유향

破窓透冷更無穿 파창투냉갱무천

朝來一吸江山氣 조래일흡강산기

試向人間벽穀仙 시향인간벽곡선

 

안락성 안에 날이 저무는데

관서지방 못난 것들이 시 짓는다고 우쭐대네.

마을 인심이 나그네를 싫어해 밥 짓기는 미루면서

주막 풍속도 야박해 돈부터 달라네.

빈 배에선 자주 천둥 소리가 들리는데

뚫릴 대로 뚫린 창문으로 냉기만 스며드네.

아침이 되어서야 강산의 정기를 한번 마셨으니

인간 세상에서 벽곡의 신선이 되려 시험하는가.

 

 

24김부식(金富軾)---관란사루(觀瀾寺樓)

 

六月人間暑氣融(육월인간서기융)

江樓終日足淸風(강루종일족청풍)

山容水色無今古(산용수색무금고)

俗態人情有異同(속태인정유이동)

舴艋獨行明鏡裏(책맹독행명경리)

鷺鶿雙去畵圖中(로자쌍거화도중)

堪嗟世事如銜勒(감차세사여함륵)

不放衰遲一禿翁(불방쇠지일독옹)

 

세속의 유월은 더위가 가득한데

강루에는 종일토록 청풍불어 좋아라

산모양 물빛은 고금이 한결같으나

세상의 풍속과 사람의 인정은 다름이 있다

거룻배는 맑은 거울 속을 홀로 가는데

가마우지 한 쌍 그림 속으로 날아간다

아아, 세상사 마치 재갈과 굴레같아

약하고 둔한 한 늙은이 놓아주지 않는다

 

 

25김부용당(金芙蓉堂)--정필(停筆)

 

天邊淸風爽(천변청풍상)

良宵月影團(양소월영단)

雁應愁路遠(안응수로원)

鷗亦恐盟寒(구역공맹한)

江草因醫識(강초인의식)

山芳替畵看(산방체화간)

暗思心內事(암사심내사)

停筆仰雲端(정필앙운단)

 

하늘 가 맑은 바람 시원하고

좋은 밤 달 그림자 둥글도다

기러기는 정녕 먼 길을 걱정하고

갈매기도 첫 추위를 두려워하는구나

강 가의 풀은 의학으로 알았고

산의 방초는 그림을 대신하여 보았도다

마음 속 일을 곰곰이 생각하며

붓을 놓고 구름 끝 쳐다보노라

 

 

26김삼의당(金三宜堂)-- 동야(冬夜)

 

銀漏丁東夜苦長(은루정동야고장)

玉爐火煖繞殘香(옥로화난요잔향)

依依曙色生窓戶(의의서색생창호)

鷄則悲鳴月出光(계칙비명월출광)

 

밤은 길어 괴로운데 물시계 치는 소리

남은 향기 감도는 따뜻한 화로어렴풋한

새벽 빛이 창문에서 밝아오는데

닭 우는 소리 아니고 달 떠오르는 빛이로다

 

 

27김성일(金誠一)---우음(偶吟)

 

出處亦何常(출처역하상)

卷舒雲無心(권서운무심)

抱病歸故山(포병귀고산)

倦飛憐野禽(권비련야금)

南窓夏景長(남창하경장)

北塢松桂深(배오송계심)

塵機坐消歇(진기좌소헐)

何者爲升沈(하자위승심)

雖無耦耕人(수무우경인)

至樂吾獨尋(지낙오독심)

時從鹿豕遊(시종녹시유)

相對開幽襟(상대개유금)

 

이 세상 출저가 또한 항상 같을까

피었다 말리는 무심한 흰 구름이여. 병들어 고향 산에 돌아오니

날다 지친 들새가 가련하구나.

남쪽 창가 여름 경치 유장하고

북쪽 언덕 소나무 숲 유심도 하다.

앉은 채로 세상 생각 삭이노라니

무엇이 내 인생에 부침이 되리오.

함께 밭 갈 사람이야 없지만

지극한 그 즐거움을 나 홀로 찾는다.

때로 노루 따라 사슴 따라 놀며

그들에게 내 속마음을 열어 보인다.

 

 

28김수온(金守溫)---제산수화 (題山水畵)

 

描山描水總如水(묘산묘수총여수)

萬草千花各自春(만초천화각자춘)

畢竟一場皆幻境(필경일장개환경)

誰知君我亦非眞(수지군아역비진)

 

신처럼 산을 그리고 물을 그리네

온갖 화초가 다 활짝피어 있네

피경 이 모두가 한 바탕 꿈

너와 나도 참 아닌 것을 누가 알리오

 

 

29김시습(金時習)---유객(有客)

 

有客淸平寺 유객청평사

春山任意遊 춘산임의유

鳥濟孤塔瀞 조제고탑정

花落小溪流 화락소계류

佳採智時秀 가채지시수

香菌過雨柔 향균과우유

行吟入仙洞 행음입선동

消我百年憂 소아백년우

 

청평사의 나그네,

봄 산에 마음대로 놂이라.

외로운 탑은 고요한데 산새만 지저귀고,

작은 시냇물에 꽃잎이 떨어져 흐르네.

아름다운 나물은 때를 아는 듯 돋아나고

향기로운 버섯은 비를 맞아 부드럽노라.

길 가며 읊조리며 신선의 계곡에 들어서니,

나의 백년 근심이 녹아지도다.

 

30김안국(金安國)---반월(半月)

 

神珠缺碎鬪龍魚(신주결쇄투용어) :

剮殺銀蟾半蝕蛆(과살은섬반식저) :

顚倒望舒仍失馭(전도망서잉실어) :

軸亡輪折不成輿(축망륜절불성여) ;

 

신묘한 구슬 깨고 부수면서 어룡과 다투고

은 두꺼비 살 발라내니 반은 벌레 먹었네

거꾸로 넘어져 조망이 느려져 말 몰지 못하고

축 없고 바퀴 부서져 수레역할도 못하는구나.

 

 

31김양경(金良鏡)---서불좌후장상

 

書黻座後障上

園花紅錦繡(원화홍금수)

宮柳碧絲綸(궁류벽사륜)

喉舌千般巧(후설천반교)

春鶯却勝人(춘앵각승인)

 

동산 꽃은 붉은 비단 수놓은 듯하고

대궐 버들은 푸른 실 늘어진 듯 하여라

목과 혀로는 천만 가지 교묘한 소리

봄 꾀꼬리가 도리어 사람보다 낫도다

 

 

32김육(金堉)---영각만봉백로절 (羚角灣逢白露節)

 

白露驚寒節(백로경한절)

舟中得氣先(주중득기선)

遙憐天際月(요련천제월)

光細未團圓(광세미단원)

 

백로를 맞아 차가운 계절에 놀라고

배 안에 있는지라 찬 기운 먼저 느낀다

가련쿠나 하늘가에 떠 있는 저 달

아직 보름달이 아니라 빛 희미하도다

 

33김인후(金麟厚) ---차덕무운(次德茂韻)

 

雨後輕雲捲白衣(우후경운권백의)

靑山野水鷺先知(청산야수로선지)

西簷斜日長吟處(서첨사일장음처)

疏竹微風獨立時(소죽미풍독립시)

 

비 그친 뒤 가벼운 구름 흰 옷 걷으니

푸른 산 들판 물을 해오라기 먼저 안다.

서쪽 처마에 지는 해를 길게 읊은 곳은

성긴 대나무에 살랑바람에 홀로 선 때이어라.

 

 

34김일손(金馹孫)---차수헌(次睡軒)

 

落日長亭畔(락일장정반)

離盃持勸君(이배지권군)

危樓天欲襯(위루천욕친)

官渡路橫分(관도노횡분)

去客沒孤島(거객몰고도)

浮生同片雲(부생동편운)

江風不解別(강풍불해별)

吹棹動波文(취도동파문)

 

정자 있는 둔덕에, 지는 해 드리우고

이별의 잔을 잡고 그대에게 권하노라

높은 누대는 하늘에 치솟고

벼슬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유배가는 길손은 외딴 섬으로 멀어지고

덧없는 인생은 조각구름

무심한 강바람은 이별의 사연도 모르고

바람불어 물결치며 배 떠나보낸다

 

 

35김정(金淨)---영해송(詠海松)

 

海風吹送悲聲遠(해풍취송비성원)

山月高來瘦影疏(산월고래수영소)

賂有直根泉下到(뇌유직근천하도)

雪霜標格未全除(설상표격미전제)

 

바닷바람은 슬픈 소리를 멀리 불어내고

산달은 높이 돋아 수척한 그림자 성글구나.

샘 아래까지 뻗은 곧은 뿌리 있어

눈서리 몰아쳐도 아직 완전히 없애지 못했구나.

 

36김정희(金正喜)---사국(謝菊)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

 

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너무나 기쁜데

핀 꽃들 하나하나가 황금 구슬이구나.

가장 외롭고 담백한 곳에 화려한 억굴

봄 마음 고치지 않고 가을 추위를 버틴다.

 

 

37김종서(金宗瑞)----남포(南浦)

 

送客江頭別恨多(송객강두별한다)

管絃凄斷不成歌(관현처단불성가)

天敎風伯阻征旆(천교풍백조정패)

一夕大同生晩波(일석대동생만파)

 

강가에서 손을 보내니 이별의 한 깊어라

곡조가 처량하여 노래 다 부르지도 못 하네

하늘이시여, 바람불어 출정하는 깃발을 막아주소서

저녁 녘대동강엔 물결이 이네

 

 

38김종직(金宗直)---화산기(華山畿)

 

塚上靑靑連理枝(총상청청연리지)

行人爭唱華山畿(행인쟁창화산기)

野棠花發當寒食(야달화발당한식)

幾度春魂化蝶飛(기도춘혼화접비)

 

무덤 위에 푸르게 난 연리지여

행인들은 모두 화산기 노래를 부르는 구나

들에 해당화 필 때 한식 오니

몇번이나 그들의 혼은 호접이 되어 날아갔느냐

 

 

39김집(金集)---- 춘효(春曉)

 

虛室人初覺(허실인초각)

春天夜已闌(춘천야이란)

孤雲依水宿(고운의수숙)

殘月映松閒(잔월영송한)

心靜都忘世(심정도망세)

夢恬不出山(몽념불출산)

緬思故園竹(면사고원죽)

長得幾何竿(장득기하간)

 

빈 방에서 잠을 깨니

봄날 밤이 이미 무르익었다.

외로운 구름은 물 위에서 자고

새벽달은 소나무 사이에 빛난다.

세상 일 잊으니 마음 고요하고

산을 나가지 않아 꿈도 편안하다.

고향 정원에 있는 대나무는

줄기가 지금 얼마나 자랐을까.

 

 

 

40김창협(金昌協)----강행(江行)

 

蒹葭片片露華盈(겸가편편로화영)

蓬屋秋風一夜生(봉옥추풍일야생)

臥遡淸江三千里(와소청강삼천리)

月明柔櫓夢中聲(월명유노몽중성)

 

갈대 줄기줄기 이슬꽃 가득하고

초가집에 밤새껏 부는 가을바람

맑은 강 삼천리 길을 누워서 오르니

꿈결에 듣는 밝은 달빛, 노젓는 소리

 

 

41김택영(金澤榮)----패강별곡2 (浿江別曲2)

 

只怕郎心似去波(지파낭심사거파)

大同江水水空多(대동강수수공다)

長送歡舟唱棹歌(장송환주창도가)

啼盡紅蓮花兩頰(제진홍련화양협)

祗今無淚可添波(지금무루가첨파)

 

임의 마음이 떠나가는 물결인 것이 두려워요

대동강 강물은 공연히 많아

멀리 보내고 기쁘게 배 태워, 뱃노래 부르네

울음 그친 붉은 연꽃 같은 두 뺌엔

지금 눈물 말랐는데, 어찌 푸른 강물에 보탤 수 있겠소

 

 

42김흔(金訢)----- 낙매후우강전1(落梅後又岡前1)

 

春事還隨畵角殘(춘사환수화각잔)

攀條不覺屢盤桓(반조불각루반환)

北枝容有餘芳在(북지용유여방재)

爲報吟人洗眼看(위보음인세안간)

 

봄날의 일들은 다시 화각소리에 쇠잔해지고

가지를 잡고 서서 몇 번을 서성이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북쪽 가지에 남은 향기 남아 있어

시 읊는 사람 위해 눈 씻으면 바라본다.

 

 

43나세찬(羅世纘)---사벽정(四碧亭)

 

槐松茅水列山根(괴송모수렬산근)

太吠鷄鳴自一村(태폐계명자일촌)

邀弟邀兄兼邀客(요제요형겸요객)

攜琴携牘又携蹲(휴금휴독우휴준)

笑吟幾戒農桑務(소음기계농상무)

學問寧忘孝悌敦(학문녕망효제돈)

獨撫繁纓回白首(독무번영회백수)

只綠時未報君恩(지록시미보군은)

 

회나무, 솔나무, 띠풀, 그리고 물이 산 밑에 벌려있고

한 마을에서 개 짖고 닭우는 소리 들려온다

동생 맞고, 형 맞고 그리고 손님도 맞아

거문고 가지고, 책 가지고 그리고 술동이도 준비한다.

웃으며 시 읊으며 몇 번이나 농사와 양잠일 경계했으며

학문함에도 어찌 충성과 효도의 돈독함을 잊겠는가

혼자 며슬길 버리고 늙어서 돌아왔으니

다만 시대가 성은에 보답하지 못할 때이기 때문이라네

 

 

44남용익(南龍翼)--산중야작 (山中夜酌)

 

太守樂其樂(태수락기악)

旁人知不知(방인지불지)

山公乏仙分(산공핍선분)

唯醉習家池(유취습가지)

 

태수는 그 음악을 즐기나

곁 사람은 그가 알지 못함을 안다.

산사람은 신선의 천분 모자라

다만 취하여 집안 못을 익히노라.

 

 

45남 이(南 怡)---북정시작 (北征時作)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석마도진)

豆萬江水飮馬無(두만강수음마무)

男兒二十未平國(남아이십미평국)

後世誰稱大丈夫(후세수칭대장부)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

두만강 물은 말이 마셔 없구나.

남아 20세에 나라를 평정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하겠는가.

 

 

46남재(南在)---영산희우정(靈山喜雨亭)

 

種桑栽竹自成村(종상재죽자성촌)

老樹疏陰掩縣門(노수소음엄현문)

來往十年頭白盡(래왕십년두백진)

山靈應有北山文(산령응유북산문)

 

뽕나무, 대나무 심으니 절로 마을이 되고

늙은 나무 성긴 그늘이 고을 문을 가린다

지나간 십년 동안에 머리가 다 희어지고

신의 신령님이 응당 북산이문을 보내리라

 

 

47남효온(南孝溫)--강서한식(江西寒食)

 

天陰籬外夕煙生(천음리외석연생)

寒食東風野水明(한식동풍야수명)

無限滿船商客語(무한만선상객어)

柳花時節故鄕情(유화시절고향정)

 

흐린날 울타리 밖 저녁 연기 피어오르고

한식날 봄바람 불고 들판에 흐르는 물은 맑다.

무한히 계속되는 배에 가득한 상인들 이야기

버들꽃 피는 시절에 그리운 고향의 마음이어라.

 

 

48노공필(盧公弼)----풍월누(風月樓)

 

薔薇花發紡殘春(장미화발방잔춘)

風月樓高絶點塵(풍월누고절점진)

爛醉欲歸歸不得(난취욕귀귀불득)

滿池明月更留人(만지명월갱류인)

 

장미꽃 피고피어 남은 봄을 이어가고

풍월루는 높아서 티끌 한점 없구나

너무 취해 집에 가려도 가지 못하는데

못에 가득 밝은 달이 또 나를 말리네

 

 

49노사신(盧思愼)----차무산운증학전상인 (次巫山韻贈學專上人)

 

呂枕五十年(여침오십년)

一覺空彷佛(일각공방불)

欲知夢幻境(욕지몽환경)

試問瞿曇佛(시문구담불)

巫山世緣盡(무산세연진)

思歸衣欲拂(사귀의욕불)

昨夜夢山林(작야몽산림)

眼前無俗物(안전무속물)

白雲生杖履(백운생장리)

豈復戀朱紱(기복연주불)

 

허망한 부귀영화 오십년

깨닫고 보니 허망하구나

환몽의 경험이 어떤 것인지

구담 부처에게 물어보고파

인간 세상 인연을 끊어버리고

옷소매 뿌리치고 돌아가고 싶어라

어제 밤 꿈에 큰 산림을 보았지

눈에는 세상일 보이지 않았소

흰 구름 이는 곳을 지팡이 짚고 다닌 나

어찌 다시 벼슬을 바라겠는가

 

반포님 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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