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報 萬物相

교단 여초(女超)

yellowday 2012. 1. 9. 23:59

영국 교육부는 1999년 모든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노 터치(no-touch)' 규정을 만들어 시행했다. 그러나 10여년 만인 지난해 학교 폭력을 줄이고 교권을 지키기 위해 '노 터치' 정책을 완화했다. 새 지침에 따라 교사들은 교실에서 '적절한 물리력(reasonable force)'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학생 동의 없이도 소지품 검사를 해 술이나 마약을 적발할 수도 있다.

▶교육부장관 마이클 고브는 '노 터치'를 완화하면서 선언했다. "요즘 아이들은 남자의 권위가 떨어진 집에서 자란다. 아이들에게 '힘과 감성'을 함께 보여줄 남자 교사를 늘려야 한다." 영국에서 남자 교사 비율은 초등학교 12%, 중학교 38%에 그친다. 잉글랜드 초등학교 네 곳 중 한 곳엔 남자 교사가 한 명도 없다. 교육부는 작년부터 군복무를 마친 남자 중에 대학을 1년 이상 다닌 지원자에게 장학금을 주며 교원 양성코스를 밟게 하고 있다.

프랑스 공립 초등학교도 1954년 35%였던 남자 교사 비중이 지난해 18%까지 떨어졌다. 여자들은 '가정과 직장의 병행'이 가능한 교직을 선호한다. 남자들은 교직을 '박봉(薄俸)의 공익근무'쯤으로 여긴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측근은 "여교사가 너무 많다. 남녀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가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 초·중·고 여교사 비율이 2002년 68%·60%·35%에서 2011년 76%·67%·46%로 늘어났다는 교과부 통계가 나왔다. 서울지역 초등학교는 여교사 비율이 85%나 됐고, 남자 교사라곤 아예 구경할 수 없는 초등학교가 일곱 곳이다. 10년 전 고교 여교사 비율은 30%대였지만, 이제 경기·인천·울산에선 절반을 넘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학교가 많아졌다고 한다. 덩치 큰 남학생들이 여교사를 희롱하는 일도 잦다.

▶우리 교육대들은 정원의 20~30%를 남학생으로 뽑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은 교원임용시험 때 남자는 선발예정 인원을 초과해 합격시키자는 법안을 냈다. 그러나 공무원 채용 때 군필자(軍畢者) 가산점이 이미 위헌 판결을 받은 상황이어서 '남자교사 할당제'도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 해도 위험수위를 넘은 학교 폭력을 생각하면 무언가 방안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

'朝日報 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학자 윤리강령  (0) 2012.01.13
왕조실록 영역(英譯)  (0) 2012.01.10
무서운 초등생들  (0) 2012.01.07
학교로 간 조폭  (0) 2012.01.06
굶어 죽는 소  (0) 201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