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학생들에게 금서(禁書)로 지정된 책들을 읽히고 리포트를 내게 한 오하이오주 고교 교사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07년에는 인디애나주의 교사가 수업시간에 "거리에서 이라크전 반대 시위대를 지지하는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고 했다가 해고됐다. 법원은 두 경우 모두 "교사가 주관적 생각으로 '공인된 교과과정'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
▶미국 교사들은 학교에선 '언론의 자유'가 없다. 학생들 앞에서 개인적·정치적 신념은 물론 특정 종교나 인종, 성차별이나 장애인 차별과 관련된 말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 성적 농담을 하거나 무심코 'fu**' 'sh**' 같은 욕설·비속어를 입에 담았다가 학생과 학부모가 항의하면 수업에서 제외되고 감봉·정직, 심하면 파면을 당한다.
▶학창시절, 교사의 한마디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기도 한다. 소설가 박완서, 시인 정호승은 "글 잘 쓴다"는 선생님의 칭찬에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말콤 엑스는 중학교 때 "흑인은 변호사보다 목수 같은 현실적 직업을 갖는 게 현명하다"는 영어교사 말에 충격을 받고 평생 백인을 뼛속까지 증오하는 과격 저항운동가가 됐다. 욕설과 막말을 일삼고 한쪽 이념에 치우친 교사가 제자들을 긍정과 희망의 길로 이끌 리 없다.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은 오랫동안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로 존경받아 왔다. 그런 교사들이 자청해 막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요즘 우리 교육계다. "항상 착취하려는 자들이 있다"고 한 국사교사와 "영감탱이 법관" 운운한 윤리교사가 엊그제 둘 다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이런 솜방망이에 움츠러들 교사라면 애초에 막말을 할 마음조차 먹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