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 주지사인 마흔 살 바비 진달은 '공화당의 오바마'로 불린다. 민주당이 2008년 대선에 오바마를 내세워 승리하자 공화당은 비슷한 배경의 젊은 정치인으로 진달을 찾아냈다. 인도계 이민 2세인 진달은 차차기(次次期) 2016년 대선의 기대주로 꼽힌다. 그는 동부 명문 브라운대와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했다. 컨설팅회사에서 고액 연봉을 보장받았지만 정치에 뜻을 품고 고향 루이지애나로 내려왔다.
▶루이지애나는 조지아, 앨라배마와 함께 미국에서 인종 차별이 심한 지역이어서 '딥 사우스(Deep south)'로 불린다. 진달은 그런 지역에서 2003년 주지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그는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2007년 유색인종으로는 처음 루이지애나 주지사에 당선됐다. 미국 정계는 그가 백인이 아니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힘든 지역에 도전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세운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2008년 총선 때 대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유 대표는 '대구와의 영원한 인연'을 강조했지만 작년 지방선거 때는 대구를 떠나 경기도 도지사에 도전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대구에서 뼈를 묻겠다던 약속을 지키라"고 하자 유 대표는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경북 출신으로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한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 출마를 선언했다. 요즘 분위기로 미뤄 민주당 낙승이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구를 버리고 민주당 의원이 없는 대구에 도전장을 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내년 광주(光州)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선되기 수월한 지역에 공천을 받으려고 공천권자 눈치보기 급급한 요즘 정치권에선 보기 드문 모습이다. 이들의 도전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우리 정치의 오래된 걸림돌 하나를 제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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