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아래서 멋진 의상을 입고 당당하게 런웨이를 걷는 패션 모델.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모델들은 젊고 예쁜, 몸매 늘씬한 여자들이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사람이 있다. 80세의 나이에 자신보다 무려 60살은 어린 친구들과 함께 런웨이에 서는 세계 최고령 모델 카르멘 델로피체가 그 주인공이다.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카르멘 델로피체는 올해로 80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녀는 최근까지도 런웨이에 서며 여전히 `모델`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15살에 최연소 패션 모델로 데뷔한 그녀는 1947년 세계적인 패션지 `보그`의 표지에 얼굴을 드러내며 각광받기 시작했다. 당시 최고의 포토그래퍼였던 세실 비튼, 노만 파킨슨, 어빙 펜, 리차드 아벤든 등이 그녀와 함께 작업하기 위해 줄을 섰다. 그녀는 몸매 뿐만 아니라 외모와 패션감각 등 모델로써 갖춰야 할 능력을 완벽히 겸비한 모델이었다.
일반적으로 모델을 할 수 있는 나이대는 10~20대다. 오래 해봐야 30대인데 이마저도 `나이가 많으니 그만두라`는 주위의 압박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새하얀 백발의 델로피체는 올해도 역시 패션쇼에 등장했다. 젊은 모델 못지 않은 카리스마와 특유의 원숙미로 런웨이를 누리는 80대 할머니 모델의 모습은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광경이다.
현재 델로피체는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에르메스의 단골 모델이며, 크리스찬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등과 함께 작업 중이다. 최근엔 2011 알베르타 페레티 패션쇼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 최고령 런웨이 모델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델로피체는 올해로 80세를 맞았지만 "은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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