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1.08.17 06:32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의해 점령되자 비행기를 타고 도망가는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72)의 모습이 포착됐다/트위터
수도 카불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가장 빨리 움직인 사람은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었다. 그는 빛보다 빠른 도망을 선택했고 국민의 안위를 챙기는 대신 차 4대를 가득 채울 만큼의 돈다발을 챙겼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16일(현지 시각)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대사관 대변인인 니키타 이센코는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 대통령은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다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말했다.
'도망가는 대통령,탈출 못하는 국민들' 지난 지난 15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의해 점령되자 비행기를 타고 도망가며 손을 흔드는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72)의 모습(위 사진)이 포착된 가운데 16일 아프간 카불의 공항에서 공항 폐쇄로 더 이상 민간 항공기가 떠날 수 없는 사태속에 일부 아프간 민간인들이 항공기에 올라가 있다./트위터
가니 대통령은 전국을 장악한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마저 포위하자 부인,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베일에 가려진 행선지를 두고는 언론 보도가 엇갈리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스푸트니크 통신은 가니 대통령이 현재 오만에 있다고 주장했고, 이란 메흐르 통신은 “최종적으로는 미국을 향할 것”이라고 했다.
가니 대통령은 떠난 당일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탈레반은 카불을 공격해 나를 타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만약 아프간에 남았다면 수많은 애국자가 순국하고 카불은 파괴돼 600만명의 인명 피해를 낳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는 해명이었다.
이어 “탈레반은 무력으로 아프간을 차지했지만 국민의 마음까진 얻지 못했다”며 “역사상 폭력에 의존하는 누구도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들은 새로운 역사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며 아프간의 이름과 명예를 지키지 않으면 다른 세력에게 우선권을 넘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인류학자 출신인 가니 대통령은 세계은행 등에서 근무하며 경제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자 귀국해 재무부 장관을 맡았었다. 재임 당시 그는 조세 체계 확립 등 아프간 정부의 개혁을 주도했다.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한 가니 대통령은 2019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선거 때마다 대규모 불법 선거가 자행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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