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가을이 가네 / 용혜원

yellowday 2018. 10. 26. 07:17





가을이 가네 / 용혜원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 뒤꿈치를 들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 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 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