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국화차 / 조향미

yellowday 2017. 9. 28. 19:34





국화차 / 조향미



찬 가을 한 자락이

여기 환한 유리잔

뜨거운 물 속에서 몸을 푼다

인적 드믄 산길에 짧은 햇살

청아한 풀벌레 소리도 함께 녹아든다


언젠가 어느 별에서 만나

정결하고 선한 영혼이

오랜 세월 제 마음을 여며두었다가

고적한 밤 등불 아래

은은히 내 안으로 스며든다

고마운 일이다


-<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