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논개 / 변영로

yellowday 2017. 9. 16. 22:48

                                                논개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1922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