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觀光地

중국 5천년 역사의 8대 고도 중심지, 허난성

yellowday 2017. 7. 14. 18:51
입력 : 2016.01.04 21:40

  •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은 시대별 대표 문화재가 잘 보존돼 학술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도시를 꼽아 중국 8대 고도(古都)라 부른다. 이중 정저우∙안양∙뤄양∙카이펑 4개 지역이 몰려 있는 곳이 바로 허난성이다. 나머지 베이징과 시안, 난징, 항저우 역시 허난성을 중심으로 펼쳐진 형국이라 이곳이 과거 중국의 진정한 중심인 중원(中原)임을 실감할 수 있다.

    고도 여행 첫 번째-중국 문명의 시작, 정저우

    중국에서 황허(黄河)는 '어머니의 강(母亲河)'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시작된 황허문명은 중국 역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황허에 세워진 정저우 황허풍경명승구(郑州黄河风景名胜区)는 '중국 문명의 발원지'라는 테마에 맞춰 건설된 대규모 관광시설이다.

  • 중국 문명의 시작점에 조성된 황허풍경구.
    ▲ 중국 문명의 시작점에 조성된 황허풍경구.
    정저우시 서북쪽에 있는 이곳은 중국인의 젖줄인 황허를 볼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지질박물관도 갖춰 황허를 중심으로 출토된 유물과 역사를 둘러볼 수도 있다. 박물관에는 매머드 뼈를 전시하고 있는데, 먼 옛날에는 내륙까지 코끼리가 살았다니 참으로 놀랍다.

    또한 중국의 시조라 일컫는 삼황(三皇) 중 염제(炎帝)와 황제(黄帝)의 얼굴을 조각한 석상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 석상의 높이는 106m로 미국 자유의 여신상보다 8m가 더 높다. 그 뒤로는 매년 홍수로 범람하는 황허에 치수공사를 펼친 대우(大禹)의 전신 석상도 볼 수 있다. 이같이 황허풍경구 곳곳에는 중국의 역사와 신화가 가득 담겨 있다.

    문명의 발원지를 품은 정저우시 중심의 발전된 모습을 보니, 중국의 처음과 끝을 모두 본 느낌이다.

  • 거북이 등껍질에 새겨진 갑골문.
    ▲ 거북이 등껍질에 새겨진 갑골문.

    고도 여행 두 번째-중국 문자의 시작, 안양

    두 번째 지역은 허난성 최북단에 있는 안양이다. 이곳은 한자의 기원이라 여겨지는 갑골문이 발견된 지역이며, 이외에도 역사로 기록된 중국 최초의 왕조 주나라가 이곳에 있었다. 그 터에 세워진 은허박물관은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갑골문자 발견지인 은허박물관의 외관(상)과 문자박물관 내부 전경(하).
    ▲ 갑골문자 발견지인 은허박물관의 외관(상)과 문자박물관 내부 전경(하).
    은허박물관에는 주나라 당시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과 함께 중국문자의 기원인 갑골문자를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거북이 등껍질에 새겨진 고대 문자를 보다가 한자에 흥미가 생겼다면 세계 유일 문자 테마 박물관인 중국문자박물관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한자의 발전사와 서예 예술, 소수민족 문자까지 다양한 내용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이 밖에 주역의 발원지인 유리성(羑里城)과 청나라 건축예술을 그대로 담고 있는 마씨장원(马氏庄园) 등 8대 고도에 어울리는 다양한 관광지가 있다.

  • 주역의 발원지 유리성(상)과 청나라 시대 건축물 마씨장원(하).
    ▲ 주역의 발원지 유리성(상)과 청나라 시대 건축물 마씨장원(하).
    고도 여행 세 번째-중국 불교 문화의 꽃, 뤄양

    뤄양은 8대 고도 중 가장 많은 왕조의 간택을 받은 도시이다. 평균 5개 왕조를 거친 다른 곳에 비해 뤄양은 자그마치 13개 왕조의 황실이 건립된 도시다. 특히 불교문화의 전성기였던 수나라와 당나라의 수도 역시 이곳에 위치해 많은 사찰과 불상이 건립됐고,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 중국 뤄양시에 위치한 용문석굴의 마애석각.
    ▲ 중국 뤄양시에 위치한 용문석굴의 마애석각.

    뤄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용문석굴이다. 이곳은 중국석조예술분야에 가장 귀중한 재산으로 둔황(敦煌)석굴, 다퉁(大同)석굴,마이지산(麦积山)석굴과 함께 중국 4대 석굴이기도 하다.

    북위시대부터 약 400년간 건설된 용문석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조각은 마애석각(摩崖石刻)이다. 당나라 시대 유일한 여황제인 측천무후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하며 당시의 뛰어난 조각 솜씨를 잘 드러내고 있다.

    불교 유적지에는 백마사(白马寺)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최초의 불교 사찰이자 중국 불교의 발원지인 이곳이 없었다면 아마 한국까지 불교가 전파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중국 최초의 사찰인 백마사 입구.
    ▲ 중국 최초의 사찰인 백마사 입구.

    유적지 이외에도 매년 4월이면 모란축제가 열린다. 중국의 국화라 여겨지는 모란꽃은 꽃 중의 왕이라 불리는데, 커다란 꽃망울과 선명한 색이 특징이다.

    중국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모란문화제는 시작한 지 벌써 32년이나 된 역사 깊은 축제이다. 도시 곳곳에 핀 모란꽃과 다양한 문화공연은 불교에 관심이 없는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 모란문화제 공연사진(상)과 모란꽃으로 만든 예술 작품(하).
    ▲ 모란문화제 공연사진(상)과 모란꽃으로 만든 예술 작품(하).

    고도 여행 네 번째-중국 중세문화의 전성기, 카이펑

    카이펑은 송나라의 문화로 가득 찬 곳이다. 북송 화가 장택단(张择端)의 작품 <청명상하도(清明上河图)>를 1대 1 비율로 복원한 청명상하원(清明上河园)부터 침수로 사라진 송나라 황궁을 복원한 용정공원(龙亭公园), 그리고 송나라 관아문화와 판관 포청천을 만날 수 있는 개봉부(开封府)까지 도시 곳곳이 송나라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같다.

  • 청명상하원 내부 풍경과 대송-동경몽화 공연을 진행하는 모습.
    ▲ 청명상하원 내부 풍경과 대송-동경몽화 공연을 진행하는 모습.

    그중 청명상하원에서 진행하는 <대송-동경몽화(大宋-东京梦华)>이 주목할 만하다. 관광객에게 음악극 형식으로 북송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형공연으로 저녁마다 진행하며, 엄청난 규모의 야외공연이라는 특징이 있다.

    1억3500위안(약 240억 원)을 투자해 만든 대송동경몽화 공연은 700여 명의 배우와 수십 필의 말이 동원되어 화려한 송나라의 찬란했던 문화를 재현한다.

  • 카이펑 맛집인 제일로의 소롱포.
    ▲ 카이펑 맛집인 제일로의 소롱포.

    여행에서 식도락을 빼놓을 수 없다. 카이펑에서는 '소롱포를 먹으며 송나라 문화를 맛본다'라는 말도 있을 만큼 소롱포 기원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얇은 만두피 속에서 터지는 진한 육즙이 일품으로 중국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 꼭 맛봐야 할 만두라 불린다.

    전통 건축물에서 대형공연, 그리고 소롱포로 눈과 귀, 입까지 만족하게 하는 카이펑에서 송나라에서 '시간 여행자'가 되어보자.

    고도여행의 시작, 여기서부터

    지금까지 8대 고도 중 허난성에 있는 4곳을 소개했다. 중국문명의 시작부터 중세문화를 대표하는 송나라까지 중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시작한 기분이다.

    하지만 아직 반밖에 가지 못했다. 진나라의 수도 시안, 중국의 수도 베이징, 명나라와 중화민국의 수도 난징, 그리고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의 도시 항저우까지 가봐야 할 곳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중국여행을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면, 8대 고도 여행을 떠나보자. 그중 4대 고도를 품고 있는 허난성은 여정의 시작으로 안성맞춤이다.

    ※ 여행TIP

  • 허난성 4대 고도 지도.
    ▲ 허난성 4대 고도 지도.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