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亭子

해후

yellowday 2011. 5. 1. 10:17

원본 원본 : 동그라미

                           해후

전시회 오프닝에 갔다가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던
친구와 우연히 마주쳤다.
반가운 마음에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진 뒤 제대로 약속을 잡아
마주 앉았다.
엊그제 만나고 헤어진 것 같은데 꼽아 보니 12년 만이었다.
 그 사이 어찌 안 변했으랴만은 '하나도 안 변했다' 면서 녹두 빈대떡에
동동주 한 잔을 기울였다.
공유했던 지난 시절 얘기 부터 그동안 살아 온 얘기,
지금 사는 얘기, 앞으로 살아갈 얘기를 나눴다.
잘 보일 일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는 그저 편하기만 한 사이.
우리 또래에 가질 수 있는 고민과 고뇌도 털어 놓았다.
듣고 보니 친구에게는 내가 전혀 몰랐던 점이 참 많았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구석도 많았다.
 돌아오는 길에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예전에 이렇게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겠지.
내 곁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좀더 깊은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겠다.

                                                                      함혜리 논설위원
수영금지 구역

 무더운  어느 날 비비안이 산길을 걷다 개울에서 옷을 벗고 수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곳으로 경찰 근무지를 발령 받은 장호가 다가와서 수영을 못하게 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여기 이 개울은 수영 금지구역입니다."
 "아니, 그러면 제가 옷을 벗기 전에 말을 해 줘야지요. 옷을 다 벗은 것을 빤히 보고도
가만히 있다가 수영을 하려고 물에 들어가니 그제야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제가 제재하는 것은 수영을 못하게 하는 것이지 옷을 못 벗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도계

 어린 소녀가 자기 아버지에게 물었다.
 "온도계가 떨어지면 날씨가 추워지지요.아빠?"
 "그렇단다. 얘야."
 "그럼, 이제 추워지겠네. 온도계가 바로 일 분 전에 떨어져서 깨졌거든요."

오페라 극장에서

 외삼촌이 병구를 오페라 극장에 데리고 갔다.
마침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었다.
무대를 눈이 뚫어지게 쳐다보던 병구가 외삼촌에게 물었다.
 "저기 높은 연단에 올라선 남자는 왜 손에 든 몽둥이로 여자를 위협하지요?"
 "저 사람이 손에 든 것은 몽둥이가 아니라 지휘봉이라는 거야.
그리고 여자를 위협하는 게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어.
그는 지휘자거든. 바로 옆에 서 있는 여자는 소프라노 가수이고."
 그러자 병구는 이상하다는 듯이 반문했다.
 "그래요? 저 남자가 저 여자를 위협하지 않는다면 저 여자는
무었 때문에 저렇게 비명을 지르고 있어요?"

'쉬어가는 亭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학교 답안지-오답모음  (0) 2011.05.02
원본 : 금종(kimjk10)의 블로그   (0) 2011.05.02
여러나라 이름  (0) 2011.05.01
엉큼하시네요...?  (0) 2011.05.01
옛편지  (0) 201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