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16 07:28
당대 최고의 남자 MC 이덕화의 옆에 선 스물 세살의 김혜수가 이후 23년 동안 '청룡의 여신'으로 빛날 걸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보기 힘든 그 어려운 일을 김혜수가 '쉽게' 해내고 있다. '파트너 바꿔가며 MC 롱런하기'는 '상남자' 이덕화만이 할 수 있는 건 줄 알았다. 그때까지는.
김혜수는 1998년 한 해 잠시 문성근 심혜진에게 마이크를 물려준 것을 제외하고는 1993년부터 올해까지 변함없이 '청룡의 여신'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총 36회 동안 22번의 MC를 맡아왔다.
제37회째인 올해도 그녀는 스물 세 번째 드레스를 고르고 있는 중이다. 그 사이 이덕화를 시작으로 박중훈, 문성근, 이병헌, 정준호,
이범수가 '여신'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2012년부터는 유준상이 파트너로서 롱런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1993년 제14회 청룡영화상. 대학을 갓 졸업한 김혜수는 풋풋하고 싱그러웠다. 하지만 첫 MC로 무대에 선 김혜수는 그 당시의 눈으로 보면 파격과 화려함 그 자체였다.
독특한 반짝임이 돋보이는 튜브톱 드레스에 화려한 골드 네크리스와 롱글러브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 의상.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당시 유행하던 선굵은 메이크업. 영화 '첫사랑'에서 청순한 매력을 뽐냈던 김혜수는 이날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9년 제 20회 청룡영화상. 김혜수의 '파격과 섹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해다. (오른쪽 위)1999년 무대에는 건강한 피부톤을 돋보이게 하는 하늘색 비즈장식 드레이핑 드레스로 이국적인 매력을 강조한 드레스를 선보였다. 2000년에는(오른쪽 아래) 가슴골을 훤히 드러낸 과감한 클리비지 드레스에 가슴라인을 따라 연출한 체인 네크리스로 섹시함을 더 강조했다. 2002년(왼쪽)에는 허리부분의 과감한 컷아웃 디자인이 돋보이는 드레스와 가슴골을 따라 길게 늘어뜨린 네크리스로 '섹시함'이란 이런 것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더이상 어떤 여배우도 흉내낼 수 없게 됐다.
2003년 24회(왼쪽)에서는 각선미가 돋보이는 캐주얼한 미니드레스룩을 선보였다. 밑단 셔링 장식과 네크라인의 비즈 장식이
포인트였다. 다음 해인 2004년 25회에서는 비비드한 블루 컬러와 비즈 장식에 홀터넥 디자인을 가미해 화려함과 독특함을 강조했다.
2006년 27회. 김혜수는 진한 레드 컬러 드레스로 고혹적인 매력 발산했다. 가슴 실루엣을 드러내며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디자인이 아찔하다.
1부에는 섹시함을 선보인 김혜수가 2부에서는 선명한 블루 컬러와 허리부분의 과감한 컷아웃 디자인으로 우아함을 어필했다.
김혜수는 영화 '타짜'로 '첫사랑', '닥터봉'에 이어 세 번째 청룡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7년 28회. 살결을 연상케하는 누드톤 쉬폰 드레스로 은은한 매력을 드러낸 반면, 허벅지를 드러내는 과감한 슬릿 디자인으로 섹시함도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 29회.그리스 여신을 연상케하는 블랙 엠파이어 드레스. 블랙의 시크함과 아찔한 네크라인의 섹시함이 절묘하다.
이날 축하공연을 한 가수 '비'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게 당연했다.
2009년 30회. 이때부터 김혜수는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했다. 파격이 아닌 성숙미. 클리비지 라인이 커팅되어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블랙 드레스가 참 아름다웠다.
2011년 32회. 이범수의 손에 이끌려 레드카펫 지상에 내려앉은 여신의 모습. 언밸런스한 숄더 디테일에 와이드한 벨트로
허리라인을 강조해 궁극의 여성미를 드러냈다.
2013년 34회. 레드카펫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금빛! 시스루 톱과 골드 스커트의 매치가 돋보이는 드레스.
여신과 팔짱을 낀 유준상의 미소도 빛났다.
2014년 35회. 더욱 차분하고 우아해진 모습. 골드빛의 헤링본 디테일이 레트로 무드를 자아내는 드레스.
김혜수는 이날 여우주연상을 탄 천우희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2015년 36회.이보다 더 우아할 수 있을까? 파워 숄더 장식으로 강인한 여성미를 발산한 벨벳 롱 드레스.
4년차 파트너 유준상과 같은 톤으로 맞춘 드레스에서 조화와 품격이 넘쳤다.
올해 11월 25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37회 청룡영화상이 열린다. 과연 김혜수가 고르고 골라 선보일
드레스는 어떤 것일까?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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