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7월의 시 / 이해인

yellowday 2016. 7. 14. 22:55









7월의 시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일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면서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