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내 생애가 한 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불치의 병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여
드릴것은 상처뿐이어도
어둠에 숨기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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