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조국강산 - 노산 이은상, 산을 노래하다

yellowday 2016. 6. 17. 21:46




조국강산 - 노산 이은상



대대로 물려 받은 조국강산을

언제나 잊지말고 노래 부르자

높은 산 맑은 물이 우리 복지다

어느 곳 가서든지 노래 부르자



하늘에 닿은 저기 우리 백두산

천지야! 아름답고 신비도하다

천평은 거룩한 땅 오랜 옛 터전

첫 나라 세우신 곳 여기시라네


옥 병풍 둘렀구나 일만 이천봉

골마다 풍악치는 금강산일레

흥겨운 저 나그네 태자 묘 앞에

따뜻한 술 한 잔을 드리고 가오


창파를 잡아 다려 발 밑에 깔고

내노라 빼어 오른 설악산 청봉

매월이 놀던 데가 어디메던고

뎅그렁 오세암에 풍경이 운다


지리산 천왕봉을 언제 오를꼬

청학동 접어들어 길을 헤맬제

칠불암 목탁소리 다정도 하다

산차에 목추기라 부르는구나


물 밖에 구름 밖에 제주 한라산

백록담 옛 신선은 만날 길 없고

지는 해 넘는 볕에 굴레벗은 말

한바다 내다보며 길게 우누나


석굴암 부처님이 입을 여시고

하마다 무슨 말씀 하실듯하이

서라벌 황금 문화 자랑스러워

토함산 올라서서 어깨를 펴네


눈 속에 오동꽃이 피었더라기

팔공산 동화사로 오르는 길에

고려의 두 장군이 피를 흘린 곳

주춤서 슬픈 단가 외어 보았소


가야산 홍류동에 물소리 맑다

다시야 세상시비 듣는체하리

최고운 이야기만 뇌이지 마라

해인사 팔만장경 우리의 국토


영취산 깊은 숲에 접동새 울음

새벽달 기울도록 들려 오는데

통도사 계단 앞에 합장 하고서

자장의 높은 일생 생각하노라


돌우물 금빛고기 옛 전설따라

금정산 산머리로 올라 왔더니

눈 앞이 아득하다 태평양 물결

큰 포부 가슴속에 꿈틀거린다


부부봉 마주 솟아 웃고 선 것을

왜 굳이 말귀라고 이름 짓던가

마이산 깃들이는 비둘기마냥

영원한 사랑 속에 속삭이누나


내장산 골짜구니 돌벼래 위에

불타는 가을 단풍 자랑 말아라

신선봉 등너머로 눈 퍼붓던 날

비자림 푸른숲이 더 좋더구나


삼존석 십대 아래 섰다 거닐다

무등산 규암봉에 밤을 새이고

김장군 주검등을 타고 내리며

두 주먹 쥐어 보는 젊은이 마음


월출산 구정봉이 창검을 들고

허공을 찌르듯이 늘어 섰는데

천탑도 움직인다 어인 일인고

아니나 다를세라 달이 오르네


동백꽃 장춘동에 취한 발걸음

대둔산 수충사에 옷을 여미고

미륵대 안개 속에 서 있노라니

날 마저 돌부처로 속아 보노라


목단봉 어여쁠싸 반기어 드니

자단향 풍겨나는 태백산인데

황지로 공연으로 넘치는 물이

흘러서 낙동강을 이루다 하네


속리산 가는 길이 하도 좋구나

삼청동 아홉구비 꿈결에 든다

법주사 독경소리 처량도 한데

의신의 흰나귀야 어디로 갔나



겨레여 우리에겐 조국이 있다

내 사랑 바칠곳은 오직 여기뿐

심장에 더운피가 식을 때까지

즐거이 이 강산을 노래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