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14 12:16 | 수정 : 2016.03.14 15:03
이세돌 9단이 13일 구글 딥마인드(DeepMind)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4번째 대국에서 짜릿한 첫 승리를 거두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월드컵 4강 진출 때보다 더 감격스럽다는 축하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렇다면 이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이 치러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현재 바둑 세계 랭킹 1위는 중국의 커제 9단이고, 2위는 한국의 박정환 9단이다. 3위는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이고, 이 9단은 세계 4위다.
바둑계에서는 구글이 이 9단을 대국 상대로 지목한 것은 20대의 커제 9단 또는 박 9단보다 21년의 프로 경력을 자랑하는 이 9단의 대국 데이터가 많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9단의 기보가 많이 노출돼 있어 알파고가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많다는 점, 이 9단이 정석보다는 변칙 수와 창조적으로 바둑을 둔다는 점 등이 알파고의 약점을 발견하고 보완하는데 더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은 인공지능 알파고의 성능을 시험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9단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9단은 지난 10년간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로서 전설 같은 인물로 꼽힌다. 이 9단은 1995년 12세의 나이로 프로 바둑에 입단, 2000년 이후 국내 대회에서 30회, 세계 대회에서 18회의 우승을 거머줬다.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4국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 9단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우리가 한국에서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치는 이유는 알파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오늘의 패배는 알파고에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 ▲ 이세돌 9단(왼쪽)과 알파고의 4국이 끝난 뒤 이 9단과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가운데), 데이비드 실버 박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구글 제공
하사비스 CEO는 “이 9단과 같은 창의적인 천재와의 대국을 통해 알파고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됐다”며 “영국으로 돌아가 4국 기보를 면밀히 분석해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하고 알파고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알파고는 프로토타입 단계(시제품보다 더 원초적인 단계)에 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직 베타 단계(본격적인 상용화 서비스 전 단계)도 아니고 심지어 알파 단계(첫 번째 테스트)도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알파고의 문제점과 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이 9단과 경기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고 개발을 주도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이비드 실버 리서치 담당 과학자도 “오늘 우리가 (4국을 통해) 배운 것은 굉장히 소중한 지식”이라며 “영국으로 돌아가 알파고 시스템 개발에 반영하고 활용할 것이며, 이는 곧 미래 진보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올해 1월 2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하고 최초로 프로 바둑 기사와의 대국에서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승리한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를 공개했다. 호선은 양측 실력이 같다는 가정 하에 같은 조건에서 진행되는 대국을 뜻한다.
알파고가 인간과의 바둑 대결을 벌인 것은 이 9단이 처음은 아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 후이 2단과 맞붙은 다섯 차례의 대국에서 모두 승리하며 컴퓨터가 호선으로 프로 바둑기사를 꺾은 최초의 역사를 썼다.
한편 이 9단과 알파고는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마지막 5국 대결을 벌인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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