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27 02:56
서예가 조용군씨 "나라사랑 정신 전하고 싶어"
독도의날(10월 25)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발송지가 부산인 이 상자에는
곱게 말아 놓은 한지(韓紙) 300장이 들어 있었다. 한지를 펼치자 1절부터 4절까지 애국가 가사로만 한반도 모양을 만든 지도가 나왔다.
가사를 절묘하게 끊어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표시한 지도의 독도 위에는 '독도는 우리땅'이란 글귀와 함께 태극기가 그려져 있었다.
'애국가 지도'를 그려 보낸 이는 부산의 서예가 조용군(79)씨였다. 조씨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가로 45㎝, 세로 70㎝
크기 한지를 펼쳤다. 그는 "나이가 있고 백내장이 와 초점이 흐리다"며 "지도 한 장 그리는 데 3시간 이상 걸린다"고 했다.
300장의 애국가 지도를 완성하는 데 꼬박 1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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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독도 알리기 행사’에서 서예가 조용군씨와 외국인 유학생들이 조씨가 직접 만든 ‘애국가 지도’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윤동진 기자
조씨는 일제시대를 겪고 국립통영수산학교를 나왔다. 수산학교 시절 독도 주변 해양 자원에 대해 흥미롭게 배웠다는 그는
"요즘 젊은 학생들은 독도에 관심이 없고 외국 학생들은 독도 존재 자체도 모른다는 데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조씨는 이 지도를 외국인 학생들에게 전해달라는 뜻을 성균관대에 전했다.
그가 한글 애국가 지도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서예를 배우다가 우연히 한자(漢字) 애국가
지도를 접했다. '東海水 白頭山~'식의 한자 가사를 한반도 지도 형태로 쓴 작품이었다. '젊은이들을 위해 한글 애국가 지도를
만들어보자'며 수십번 실패한 끝에 한반도 지형 안에 애국가를 모두 써 넣는 데 성공했다. 이후 10년간 3800장의 애국가 지도를
그려 초·중·고교와 공공기관에 선물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도 지도를 선물했다고 한다.
조씨는 함안 조씨 회관에서 사무 일을 보다 17년 전 은퇴했다. 아들·딸들로부터 받는 용돈으로 종이와 붓, 먹을 산다.
조씨는 "한 달 용돈에서 20만~30만원을 쪼개 서예용품을 구입한다"며 "애국가 지도 그릴 생각만 하면 즐겁다"고 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24일 오후 600주년기념관에서 가진 '독도 알리기 행사'에 조씨를 초청, 21개국 200여명의 유학생을 포함한
재학생 300명에게 이 지도를 선물했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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