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통일신라 불상, 한국품으로 돌아왔다

yellowday 2014. 10. 13. 08:21

입력 : 2014.10.13 03:02

국내 없던 보석 장식… 보존도 완벽
14일 중앙박물관 테마전시실 공개


	통일신라 8세기 후반~9세기 금동불 입상(立像). 높이 30㎝.
통일신라 8세기 후반~9세기 금동불 입상(立像). 높이 30㎝.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보석 박힌 통일신라 불상이라니!" "어쩜 이렇게 상태가 완벽할 수 있죠?"

지난 4월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 높이 30㎝의 금동불상 앞에서 전문가들이 감탄했다. 네모난 얼굴에 평면적 이목구비, 얼굴이 큰 신체 비례, 선으로 새긴 옷 주름…. 8세기 후반~9세기 무렵 통일신라 후기의 전형적 양식을 보여주는 불상이었다. 그런데 특이했다. 광배(光背·몸 뒤에 빛이 발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와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대)를 모두 갖추고 있어 상태가 지나치게 완벽한 데다 보석을 두루 장식한 것도 국내에선 발견되지 않은 양식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올해 미국에서 구입한 국보급 통일신라 불상을 12일 공개했다. 올 초 미국의 개인 소장자가 경매사를 통해 박물관에 구입 의사를 타진했고, 박물관 안팎의 불교 조각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불상을 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공자가 "가짜 같다"는 의견을 냈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틀림없는 통일신라 불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병찬 연구기획부장(불교조각 전공)은 "미국 소장자가 중국 불상으로 잘못 알고 있었으나 얼굴 생김새와 옷차림새, 주조기법 등이 중국과는 다른 통일신라 고유의 특징"이라고 했다.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실시한 X선 형광 분석 등 최첨단 성분 분석 결과도 이를 입증했다.

불상 뒤 광배에 보석을 장식한 것은 국내에선 보고된 적이 없다. 다만 1982년 중국 닝보(寧波)시 천봉탑(天封塔) 지궁(地宮·탑의 지하실)에서 출토돼 2009년 닝보시박물관에서 공개한 통일신라 금동불(높이 21㎝)이 이것과 흡사하다.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닝보시 불상이 광배에만 진주를 장식한 반면, 이번 불상은 광배와 대좌에도 수정과 붉은 마노를 장식한 최초 사례"라며 "상태가 완벽하고 도금이 잘 남아 있어서 사진만 봤을 땐 나도 위작인 줄 알았다. 실물을 보니 통일신라 걸작 중의 걸작"이라고 했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