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박물관서 오늘부터 3개월간 전시
'富貴易得 名節難保(부귀이득 명절난보)'.
부귀는 얻기 쉬우나 명예와 절개는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1680년대 후반, 노론의 영수였던 우암(尤庵) 송시열(1607~1689)이
정치적 모함을 받고 수세에 몰렸을 때 목숨 걸고 스승의 변론에 앞장섰던 제자 농계(聾溪) 이수언(1636~1697)에게 써준 글씨다.
성균관대학교 박물관(관장 이준식)이 소장한 이 글씨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박물관은 개관 50주년을 맞아
우암 송시열의 '대자첩(大字帖)'을 22일부터 3개월간 전시한다고 밝혔다.
- 이준식 성균관대 박물관장이 21일 우암 송시열의‘富貴易得 名節難保(부귀이득 명절난보)’글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체 길이 7m에 달하는 초대형 글씨다. /뉴스1
'주자대전' 54권에 나오는 여덟 글자로 한 글자의 크기가 89×90㎝, 전체 길이 7m에 달하는 초대형 글씨다.
우암의 8대손으로 좌의정을 지낸 송근수(1818~1903)가 1853년에 쓴 이 대자첩의 발문(跋文)에 '농계의 후손으로부터
이 글씨를 받아 첩(帖)으로 만들어 보물로 간직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준식 관장은 "1976년 고서점에 나온 걸 성균관대가
구입해 소장해왔다. 아마도 생활이 어려워진 후손들이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에 병풍 형태로 만들어
처음 공개한다"고 했다.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남명 조식 등 조선 유학자들의 유묵(遺墨)도 함께 공개된다. 박물관은 또 '비취보다 푸른,
백옥보다 맑은-名品陶瓷 100選(명품도자 100선)'을 주제로 지난 50년 동안 수집해온 고려·조선시대의 청자와 분청자,
백자 등을 전시한다. 13세기 '청자개구리형연적', 19세기 전반의 '청화백자용문호' 등을 볼 수 있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