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16 02:59
이주헌 '창조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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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이사
팝아트의 황제 앤디 워홀도 어느 날 '이상한 작품'을 시도한다. 물감을 잔뜩 칠한 캔버스를 바닥에 내려놓고 거기에 오줌을 싼 것이다. 정성 들여 만든 작품을 망가뜨리려는 것일까? 아니다.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다. 오줌을 싸 오줌의 성분과 물감의 성분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색을 변화시켰다. 나중에는 친구들까지 불러와 그림에 오줌을 싸게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에서 우리는 신비한 색채와 형상을 본다. 1978년작 '산화'.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통렬히 깬다
살아 있는 현대미술의 전설 데미안 허스트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을 뒤섞어 충격적인 이미지와 엽기성을 창조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8년 발표한 '고요' 연작은 물감과 나비로 그린 그림이었다. 물감과 나비를 섞는다는 생각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섞어야 할 때는 흔히 유사한 것을 가지고 하기 때문이다. 물감과 크레파스를 섞어 쓰거나 서양 파스타에 한국 양념을 섞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것을 섞어 보여줌으로써 높은 차원의 낯선 감각을 경험하게 해준다.
거대한 엄지손가락으로 유명한 프랑스 조각가 세자르는 어느 날 금속 재료를 구하러 간 고물상에서 커다란 압축 기계를 보게 된다. 그 순간 그는 그 기계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마저도 찌그러뜨릴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그 기계를 통해 자동차를 원하는 대로 찌그러뜨렸고, 형형색색의 자동차를 마치 물감처럼 사용해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이 10대를 위해 정리한 '창조의 미술관'(21세기북스)은 남다른 창의력을 보여준 미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 배경이 된 아이디어들을 들춰봄으로써 창조와 창의력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예술가와 과학자, 정치가와 비즈니스맨의 경계가 없어진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연령을 떠나 흥미로운 상식과 함께 풍성한 영감을 준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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