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소는 계절이 변함에 따라 이를 음식에 반영해야 한다. 꽃은 계절의 추이를 담을 수 있는 효과적인 매개체다. 예전에는 꽃이 대부분 관상용에 머물렀지만 내재된 효능이 주목받으며 음식에도 전천후로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만들 수 있는 식재료라 활용도가 높다. 시각, 미각, 웰빙에 대한 고객의 니즈까지 만족시켜 메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식용 꽃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자.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식용 꽃
인류는 오래전부터 꽃을 식용해왔다. 서양은 물론 동양에서도 꽃은 관상을 넘어 자신의 문화에 맞게 음식으로 즐겨왔다. 우리네 조상도 예전부터 꽃을 먹었다. 음력 3월 3일이면 화전놀이를 하며 진달래전을 만들어 먹었고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는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의 정취를 즐겼다. ‘도문대작’에도 한양에서 봄에는 두견화전(진달래전)과 이화전(배꽃전), 여름에는 장미전, 가을에는 국화병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진달래, 국화 외에도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꽃의 종류는 약 700여 가지다. 하지만 길에 핀 모든 꽃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꽃은 재배 시 식용용, 관상용을 따로 구분한다. 전문 농장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키우거나 깨끗한 토양에서 발아시킨 꽃을 음식에 사용해야 한다. 또 꽃의 독성 여부를 가려 먹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진달래와 철쭉은 비슷한 형태지만 철쭉에는 그레이아노톡신이라는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다. 같은 꽃이라도 계절, 종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것도 있다. 그렇기에 식용 꽃을 사용할 때는 올바른 정보가 바탕이 돼야 한다.
노화 방지·암 예방하는 항산화 효과 탁월
식용 꽃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각적인 부분뿐 아니라 기능적인 부분까지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식용 꽃은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등 여러 영양소로 구성돼 있다. 특히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많아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 채소, 과일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높게 포함돼 있다.
폴리페놀은 치매,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예방하고 체내 산화적 스트레스를 완화해 노화를 방지한다. 플라보노이드는 활성 산소 제거에 영향을 줘 암, 심혈관 질환에 도움을 준다. 시력 향상에 영향을 주는 안토시아닌도 다량 함유돼있다. 꽃의 주요 성분은 주로 흰 꽃보다는 붉은 꽃에 더 많이 내재돼 있다. 색이 진할수록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각 특성 고려한 레시피로 활용도 높일 수 있어
꽃은 본연의 맛, 식감에 따라 메뉴를 구성하면 특징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같이 구성되는 식재료와의 밸런스를 생각하면 메뉴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맛을 지닌 꽃은 샐러드, 비빔밥 등에 그대로 사용해도 다른 식재료와 잘 어울린다. 상큼한 단맛이 나는 프로물러는 샐러드에 사용하면 식욕을 돋운다. 장미, 동백과 같이 향이 강한 꽃은 소스로 만들어 스테이크 등과 매치해 전체적인 풍미를 높일 수 있다. 식감이 질긴 꽃은 볶거나 수프에 넣어 식감을 완화해 먹어도 좋다. 신맛이 나는 베고니아는 샐러드 등에 식초처럼 사용해 조리할 수 있다. 호박꽃의 경우 튀겨서 우동, 카레 등에 같이 구성해도 좋다. 즉 조리법에 따라 단순한 토핑 형태에서부터 음식의 메인 식재료로도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
식용 꽃은 보통 양식 메뉴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식에도 응용할 수 있다. 화전으로 구성하거나 분말 형태로 만들어 떡, 만두피, 칼국수, 전 등으로 연출할 수 있다. 또 쌈으로 사용하거나 조리 소스를 한식풍으로 구성해 풀어낼 수 있다. 최근에는 식재료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레시피화가 가능하다.
외식업소에서 활용하기 어렵지 않아
예전에는 식용 꽃 자체가 음식에 활용하기 어려운 재료였다. 하지만 지금은 식용 꽃에 대한 인식은 물론 재료 확보 루트도 간편해졌다.
게다가 식용 꽃 한 송이당 단가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식용 꽃을 활용하면 전체적인 원가가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메뉴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메뉴 차별화에도 도움이 된다. 단순한 데커레이션이 아닌 직접 먹는 메뉴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식재료 로스율면에서도 효율적이다.
보통 식용꽃은 샐러드 채소처럼 팩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 수확 후 길어야 4~5일 정도 유지되는데, 물을 적신 키친 타올이나 종이로 감싸 비닐봉지, 밀폐용기에 넣고 3~5℃ 정도에서 냉장 보관하면 사용 기간을 상대적으로 늘릴 수 있다. 여건이 된다면 직접 재배하는 것도 좋다. 신선도를 조절하고 로스율을 관리할 수 있어 가격 대비 실용적이기 때문. 직접 재배한 꽃을 사용한다는 것을 스토리텔링 요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식용 꽃은 전체적인 상차림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식재료다. 종류가 많고 다양한 형태로 음식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능적인 부분에서 뛰어나다. 식용 꽃의 강점을 살려 외식업소에서 셀링 포인트로 구성한다면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