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저물녘 해가 미루나무에 걸터앉아 햇살을 헹굽니다
어릴 적 물고기가 빠져나간 손가락 사이로 노을,
노을이 올올이 풀려서 떠내려갑니다
누런 광목 천 하나로 사철을 건너신 어머니
어머니께 꼭 끊어드리고 싶었던
비단 폭 같은 냇물을 움켜쥡니다
이제는 밥 짓는 연기가 나지 않는 텅 빈 굴뚝을
우렁우렁 넘어오는
부엉이 울음이 맵습니다
(원무현·시인,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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