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자녀 둔 부모를 위한 책 2권]
자녀에게 즉문즉답 요구하는 대화 태도, 오히려 갈등 일으키고 반항심 불러와
방황하는 10대 대하는 올바른 자세 소개
아들 키우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쪽은 대체로 엄마들이다. 이성(異性)인 아들의 세계를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빠가 아들을 깊이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도 거쳐온 소년 시절의 불안과 억압을 나이 들면서 망각한 탓이기도 하고, 인터넷과 게임의 발달로 고민의 질과 내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입에 자물쇠를 채우는 아들과 어떻게든 그 자물쇠를 풀어보려 안간힘을 쓰는 부모와의 갈등은 여기서 비롯된다.10대 미국 소녀들의 심리를 파헤친 '여왕벌과 추종자'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저자가, 이번엔 '지구상에서 입이 가장 무거운 생명체'라는 10대 소년들의 세계로 잠입했다. '아들이 사는 세상'은 아들과 딸의 차이를 신체 구조나 호르몬 같은 생물학적 이유로 설명하며 양육 팁(tip)을 나열하던 기존 책들과 달리, 불문율과 서열로 움직이는 가혹한 소년 세계의 권력 구조, 그로 인한 편견과 억압 속에서 살아가는 아들들의 불안한 내면을 탐사했다.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는, 과묵하고 무심해 보이는 아들이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딸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에 둘러싸여 있다고 경고한다. 무조건 "괜찮아요"라는 아들의 짤막한 대답을 믿고 방심했다간 어느 날 갑자기 '나쁜 소식'이 폭탄처럼 떨어질 수 있단다.
아들의 일탈은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와 기성세대의 편견에 직결돼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배트맨이나 지아이조처럼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영웅이 되기를 강요하는 사회. 소년들을 주눅 들게 하는 '남자 규칙 상자'에는 '힘이 세다' '운동을 잘한다' '냉정하다' '위기에 강하다' '돈이 많다' '키가 크다' 같은 단어들이 포함된다. 반면 상자 바깥쪽에는 '예민하다' '스타일이 후지다' '뚱뚱하다' '가난하다' '나약하다' 같은 단어들이 존재한다. 아들들은 이 구역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친다. 실제로 남자다움의 가치를 가장 많이 갖춘 아이가 일인자가 되고 나머지는 부하가 된다. 남자애들이 자기를 놀리고 괴롭히는 친구와 계속 어울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우리나라 10대 2만명을 상담한 사례를 토대로 엮은 '사춘기 쇼크'는 좀 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10대들의 일탈 행동은 관심을 받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와 사춘기의 심리적 특성이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하는 이 책은, 미숙한 대화법만 고쳐도 헤드폰으로 귀를 막고 잠든 척하는 자식과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즉문즉답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즉시 답할 수 없는 수만 가지 심리적 이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넌 누구 닮아서 그 모양이니?' '아빠 말 안 들려?' '너 엄마 죽는 꼴 보고 싶니?' 식의 '답을 요구하지 않는 질문'도 금물이다. 아이를 정신적 억압 상태로 몰아가는 폭력적인 대화법이다. 반대로 '우리 아들 최고!'라는 가식적인 말, 무작정 '대단하다!' '훌륭해!' 같은 서툰 칭찬에 진심이 없다는 걸 아이들은 귀신같이 알아채니 남발하지 말 것. 부모의 고민을 먼저 털어놓는 것도 벽처럼 막혀 있는 10대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면 아이들도 자신의 고민을 끄집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극성스러워지는 사춘기 열병,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10대 자녀들 때문에 당황하고 분노하며 절망하는 부모들에게 유용한 길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