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중요하다
이과 유일 만점자 전봉열
전봉열 군에게는 확실한 공부 목표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흉부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어려서부터의 꿈, 또 다른 하나는 학원에서 대학에 갔을 때 주는 장학금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가 있으니,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과 유일의 만점자인 전봉열 군은 삼수생이다. 첫해 수능에서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원하는 과에 지원하지 못했다.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에 입학해서 두 달 정도 다녔는데,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커 과감히 재수를 결심했다.
“저랑 비슷한 점수대의 친구들이 의대에 다니는데, 너무 부럽더라고요.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젊었을 때 도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부모님도 적극 지원해주셨고요.”
처음에는 한 번에 원하는 의대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첫 재수 시험에서 또 실패했다. 전봉열 군에게 필요한 건 적당한 간섭과 목표였다.
“작년과 올해, 두 군데의 재수학원에 다녔어요. 결과론적으로 따지면 작년엔 실패했고 올핸 성공한 셈인데, 학원 분위기란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솔직히 저는 자기관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늦잠도 많이 자고 슬럼프에도 자주 빠지는 편이에요. 누군가가 끌어주는 존재가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학원에서 해줬습니다.”
봉열 군이 다닌 학원은 강제성이 있었고,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적당한 ‘당근’이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장학금 제도다.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대학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학원의 미션은 도전정신에 불을 붙였다. 수능 만점을 받은 봉열 군은 학원에서 대학 등록금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됐다.
★ 나의 수능 만점 노하우
전봉열 군은 성적이 들쑥날쑥한 편이었다. 사설 모의고사와 교육청 평가원 모의고사의 편차가 컸다. 덕분에 수능을 보는 날까지 안주하지 않고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반드시 계획을 세워라
봉열 군은 계획을 세워서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막연하게 공부를 하면 진도가 밀릴 수밖에 없다. 하루에 완성할 분량을 과목별로 정해서, 그만큼의 분량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했다. 본인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잡았다. 목표를 높게 잡지 않고 하루에 한 단원 식으로 작게 잡아서 계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인강을 적극 활용하되 꼭 필요한 과목만 들어라
인터넷 강의(인강)는 부족한 과목만 선별해서 들었다. 학교 수업으로 부족한 과목만 챙겨 듣는 식이었다. 강의 자체의 질은 만족스러웠으나, 인강 선생님이 하는 말을 맹목적으로 들으니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자습 시간이 전혀 없어지더란다. 시간이 아쉬웠다. 꼭 필요한 것만 듣는 것이 핵심이다.
적당한 선행학습은 필요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는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았다. 중3 겨울방학 때 고1 과정의 수학과 영어를 선행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각종 경시대회 준비를 하고, 특목고를 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당한 선행학습은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미리 공부를 해둔 만큼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좀 더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둬라
성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스타일이라면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봉열 군은 스스로 나태한 편이라고 생각해서, 친구에게 본인을 감시하게 했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가장 빨리 쉽게 구출해주는 사람 역시 친구였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모든 것을 소화하라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수업 시간에 모든 것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선생님에게 질문해서 물어보고, 쉬는 시간에는 잠을 자거나 쉬었다. 최대한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 나만의 슬럼프 극복법은?
삼수생으로 수능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슬럼프도 자주 찾아왔다. 올해는 4월과 5월에 한 차례 찾아왔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억지로 공부를 하려고 해봤자 전혀 효과가 없다. 전 군은 야구 연습장에 가서 배팅도 하고 친구들과 노래방, 볼링장에도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헬스도 했어요. 운동 신경이 별로 없어서, 그냥 혼자 했어요. 저는 다 함께 하는 것보다는 혼자 조용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좋더라고요.”
경쟁자이자 조력자인 친구가 필요하다
모든 것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슬럼프 극복에 도움이 된다. 고민을 상담하거나 공부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한 명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주일 단위로 목표를 세워서 공부하는 전 군은, 친구에게 목표를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맡겼다.
스트레스 해소와 운동을 동시에
공부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한 일. 봉열 군은 헬스장에 다니면서 기초 체력을 다졌다. 혼자 컨디션에 맞게 운동할 수 있는 헬스는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고, 체력도 다질 수 있는 좋은 운동이었다.
- 가채점표가 있는 수험표와 기출문제 위주의 문제집.
★ 학년별로 이렇게 공부했다!
초등학교
한마디로, 놀았다. 특목고에 가겠다거나 하는 목표가 없어서 수학이나 영어 경시대회에 나가는 일도 없었다. 특별한 목표도 없었다. 요즘은 어릴 때부터 선행학습을 하는 분위기지만, 봉열 군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반장 등 간부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중학교
공부를 곧잘 했지만, 초등학교 시절과 마인드와 패턴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교육을 따로 받지도 않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만 충실한 학교생활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중간만 하자’는 마음이 컸다. 중3 말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선행학습이라는 것도 처음 해봤다. 겨울방학 때 고등학교 수학과 영어를 미리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속도를 맞췄다. 봉열 군은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모두가 열심히 공부를 하는 시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탄력이 붙었다. 의대 진학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겨서, 점수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방학 때마다 수학과 영어 위주로 선행학습을 했지만 학원에 다니지는 않았다. 학교 수업과 인터넷 강의만 들었는데, 인터넷 강의 역시 수학과 영어, 물리 등 그때그때 필요한 과목만 발췌해서 들었다.
흉부외과 의사가 꿈
봉열 군은 현재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에 지원했고 구술 면접 과정을 앞두고 있다. 전 군은 어려서부터 흉부외과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의사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기에 수능 만점이라는 목표도 이룰 수 있었다.
“누나들이 있는데, 둘 다 간호사예요. 응급실 이야기를 들으니까, 사람들이 안쓰럽고 또 위기 상황에서 흉부외과 의사가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제가 목표로 뒀던 일인 만큼 이번에는 꼭 성공하고 싶어요.”
수능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반드시 꿈을 가지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봉열 군은 수능 시험 보는 날 살짝 낭패를 겪었다. 전날 저녁에 먹은 음식이 탈이 났다. 2교시 시험이 끝날 때까지 화장실에 세 번을 들락거렸다. 손에 땀이 나고, 속이 울렁거렸다. 집중해서 시험을 보는 데 방해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만점을 받았으니 실수는 없었지만, 혹시 모를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시간 안배가 중요하다 수시로 시간 확인을 해야 한다. 정답에 확신이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래도 시간이 넉넉하고 여유롭지는 않았다.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집중해서 푸는 것이 중요하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