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일보 DB
직장인 김모(30)씨는 새해 목표로 금연을 결심했다. 건강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담배를 끊는 것이 맞지만,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아서 이제껏 쉽사리 끊기 어려웠다. 또 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는 얘기가 있어 금단증상으로 급격하게 살이 불어날까 두렵기도 하다. 흡연이 살 찌는 것을 막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사실일까?
담배를 피우면 일시적으로 살이 빠질 수 있다. 담배 속의 독성물질을 처리하기 위해 세포들이 비흡연자보다 많이 움직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 담배 속 니코틴은 식욕을 억제시키고 담배로 인해 소화계의 기능이 약해져 살이 빠지는 것이다.
또, 흡연으로 인한 체중 감소는 지방 대신 단백질이 감소하는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 약리학 교수인 마거리트 모리스 박사팀이 쥐를 대상으로 한 7주간의 동물 실험에서 담배 연기에 노출된 쥐의 먹는 양은 연기를 마시지 않는 쥐의 먹는 양보다 23% 줄었지만 체지방량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모리스 박사는 "담배를 피우면 식욕이 다소 억제되고 체중이 감소되는 것 같지만 실은 체지방대신 근육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살이 찌는 것이 두려워 금연을 주저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운 일이다. 금연 후에는 코와 입의 감각이 회복되어 식욕이 증가해 살이 찌지만 평균 2~4kg의 체중증가는 정상적인 증상이다. 금연 시 충분한 운동으로 흡연 욕구를 균형잡힌 식생활로 대체해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훨씬 이롭다.
담배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담배에 든 니코틴은 아침에 뇌를 각성시켜 기분을 좋게 만든다. 저녁에는 진정 작용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심박수와 혈압을 증가시켜 신체를 피곤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