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 * Korea

당일치기로 떠난 지리산, 그곳에서 설국(雪國)을 만나다

yellowday 2013. 12. 7. 13:16

 

입력 : 2013.12.06 10:42 | 수정 : 2013.12.06 10:50

 

두 발이 푹푹 들어갈 정도로 수북하게 쌓인 눈. 눈길을 헤치고 비탈길을 오르자 바다보다 새파란 하늘이 펼쳐진다. 볼을 스치는 매서운 바람에도

발아래 떠다니는 하얀 뭉게구름을 보고 있자니 마치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 이곳은 대한민국 명산이라 불리는 지리산(智異山) 천왕봉이다.

지리산(해발 1915m)은 지난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거대한 암괴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특히 정상인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3대에 걸쳐 선행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장관을 뽐낸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

지리산 천왕봉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

계절 구분 없이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지리산을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중에 천왕봉을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중산리코스와 백무동코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유로운 상행을 위해서는 산 속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하루 묶는 편이 좋다. 하지만 취재진은 당일로 지리산을 오르기 위해 중산리(장터목)코스를 선택했다.

중산리코스는 장터목과 칼바위코스로 나뉜다. 장터목코스는 칼바위코스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소요되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이른 새벽 산을 오르기로 했다면 장터목으로 올라 칼바위 쪽으로 내려오는 것도 좋다.

중산리탐방안내소에서 장터목까지(5.3㎞구간)는 비교적 산행이 무난하다. 큼지막한 돌로 이뤄진 탐방로와 철로 만들어진 계단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왼편으로는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발아래는 푹신한 낙엽들로 가득했다.

장터목코스는 비교적 무난한 산행이 가능하다.

장터목코스는 비교적 무난한 산행이 가능하다.

안내소를 떠난 지 두 시간 쯤 지나자 새하얀 설국이 펼쳐졌다. 돌들이 무수히 깔린 너덜지대는 설탕을 뿌려놓은 것과도 같았다. 처음 발목까지

쌓인 눈은 장터목에 오르자 종아리까지 덮어버렸다. 축축하게 젖은 신발을 말릴 겸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장터목대피소에는 등산객을 위한 휴식공간과 매점을 운영 중에 있다. 매점에는 간단한 식음료와 등산용품 등을 판매한다. 대피소 앞으로는

취사장이 마련돼 있으며, 이곳에서는 밥과 라면 등의 간단한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단, 이곳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들은 모두 본인이 가져가야한다.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한 뒤 몸을 일으켜 다시 천왕봉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천왕봉까지(1.7㎞구간)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곳은 아래의 탐방로와 달리 앙상한 고사목 지대가 자리하고 있다.

대피소 위편에는 고사목 지대가 자리하고 있다.

대피소 위편에는 고사목 지대가 자리하고 있다.

고사목 가지 위에 수북이 쌓인 눈꽃송이는 새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냈다. 여기에 바람이 불어오자 햇빛에 반사된 눈들은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넋을 잃게 할 정도다.

고사목 사이를 지나 비탈길을 오르고 내리니 어느새 천왕봉에 도착했다. 정상에 오르니 눈앞으로는 새파란 하늘이 바다처럼 펼쳐졌다.

발아래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은 마치 천국에 온 것과도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한 마디로 가슴 벅찬 풍경이다.

정상에 자리한 비석 앞에 서있으니 산행 중에 지친 몸이 저절로 치유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주변으로는 산맥들이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뒤 산을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천왕봉 바로 아래 탐방로는 경사가 매우 심하고, 돌계단이 많아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천왕봉을 찾은 등산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왕봉을 찾은 등산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산리(칼바위)코스를 내려오다 보면 남강 발원지라 불리는 '천왕샘'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인 '법계사'를 만날 수 있다.

이 구간은 총 5.4㎞로 약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크고 작은 돌로 이루어진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해야한다.

어느 산이든 마찬가지지만 겨울철 산행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등산복과 장갑 등은 물론 기후변화를 대비한 우의나 겉옷, 헤드랜턴 등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체력 안배를 위한 등산 스틱이나 간식 등을 챙기는 것도 좋다.

겨울철이면 지리산은 설국으로 변한다.

겨울철이면 지리산은 설국으로 변한다.

☞ 여행정보

- 중산리(장터목)코스
 거리 : 12.4㎞(약 9시간 소요)
 코스 : 중산리탐방안내소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로타리대피소 - 중산리
 홈페이지(http://jiri.knps.or.kr)
 문의전화(055-972-7772)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