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름들 중에 며느리와 관계된 꽃들을 먼저 생각해 본다.
때로는 불쌍하기도 하고,가끔은 처량하기도 한
'며느리밥풀꽃'을 비롯해
'며느리 배꼽'이라는 꽃이 있는가 하면
'며느리 밑씻개'라는 꽃도 있다.
까칠까칠한 솜털이 있는 풀 이름을 왜 하필이면 '며느리밑씻개'라고 했을까 의아해지기도 한다.
인간들의 언어 폭력 중 하나일 것이다.
'며느리 밥풀꽃'에서 파생된
알며느리밥풀,
흰수염며느리밥풀,
흰알며느리밥풀꽃 같은 아류의 이름들도 있다.
꽃 이름에는 사람의 신체와 연관된 이름도 흔하다.
대표적인 것이 불알과 관계된 이름의 꽃이다.
난초과의 '복주머니난'이라고도 불리는 '개불알꽃'을 시작으로
선개불알꽃,
노랑개불알꽃,
소경불알,
큰개불알풀,
흰개불알꽃,
털개불알꽃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난쟁이붓꽃,
난쟁이아욱,
애기똥풀,
애기고추나물,
도둑놈의갈고리,
기생꽃,
기생초,
깽깽이풀,
거지덩굴,
중대가리풀,
흰난쟁이붓꽃 등과 같이 조금 비약된 신체나 특징 부위를 빗대어 지어진 이름들도 있다.
할머니에 비유된 '할미꽃'이 있는가 하면
할아버지와 관련된 홀아비꽃대,홀아비바람꽃도 있다.
'나'와 관련된
나도개감채,
나도방동사니,
나도송이풀,
나도수영이라는 꽃이 있는가 하면
'너'와 관련된
너도바람꽃 같은 꽃들도 있다.
'개'하고 관련된 개자가 들어간 꽃들도 많다.
개도둑놈의갈고리,
개담배,
개발나물,
개소시랑개비,
자주개자리...
일반 동물이나 곤충과 관련된 이름으로는
꿩의다리,
꿩의비름,
노루오줌,
벼룩나물,
여우오줌,
고슴도치풀,
쥐오줌풀 등이 있다.
우리가 집주변에서 자주 보는 '제비꽃'의 다른 이름은 '오랑캐꽃'이다.
이는 민족의 역사와 애환이 담긴 사연 깊은 꽃이다.
옛날 춘궁기 때 북방민족 오랑캐들이 먹을 것이 없으면 국경을 넘어 식량을 약탈해 갔었는데
그들의 채두변발한 머리채가 제비꽃과 닮았다고 해 '오랑캐꽃'이라 불렀다고 한다.
월북작가 이용악이 1930년대에 민족이 처한 비통한 현실과 식민시기에 자신의 땅을 잃고
낯선 곳에서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한탄하며 쓴 시가 그 유명한 '오랑캐 꽃'이다.
오늘은 이용악의 '오랑캐꽃'이라는 詩 한편을 올리고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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