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여름철이면 유독 피부를 괴롭히는 자외선. 방심했다간 흑색점이나 기미, 검버섯 등 각종 색소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얼마 전 50대 고미남 씨는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뺨 한쪽에 짙은 갈색점 하나가 생긴 것. ‘점 하나쯤이야’하는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으나
만나는 이들마다 “웬 점이냐?”고 물어오는 것이, 여간 거슬리지 않았다. 난데없이 생겨난 점 때문에 그간 지켜온 ‘동안(童顔)’ 타이틀도 반납해야 했다.
참다못해 병원 피부과를 찾은 고 씨는 그것의 정체가 다름 아닌 흑색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흑색점은 흔히 ‘흑자’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갈색 또는 검은색 둥근 점으로 크기는 보통 직경 1㎝ 이하다. 피부의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형태, 색, 크기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고 씨의 경우는 노인성 흑색점(일광 흑색점)으로, 햇빛에 오래 노출된 탓에 생겨난 것.
요즘 같은 여름철은 그야말로 흑색점의 전성기인 셈이다.
- gettyimages/multibits
이는 대체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그리고 뾰족한 치료법은 없을까. 노인성 흑색점을 비롯해 우리가 궁금해할 만한 피부 색소질환의 이모저모에 대해
인제대부속상계백병원 피부과 김명신 교수에게 물었다.
Q. 자외선에 노출되면 왜 피부 색소질환이 생기는가
피부의 색깔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는 ‘멜라닌 세포’라는 특수한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이것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자외선에 노출되면 이 멜라닌 세포가 자극을 받는다. 그러면 멜라닌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만들어진 멜라닌 색소가 전달되는 과정이 촉진되어 색소성 병변이 발생하고 그 상태가 악화되는 것이다.
Q. 중·장년층에 가장 밀접한 피부 색소질환은 무엇인가
노인성 흑색점이라 할 수 있다. 자외선에 오랜 기간 노출된 부위에 불규칙한 모양으로 갈색 혹은 검은색 반점이 산재하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50대 이후
얼굴과 손등에 나타난다. 자외선 강도가 센 여름철에는 기존의 병변이 더 진해질 수 있고, 새로운 병변이 생길 수도 있다. 40대 이상이라면,
이미 어린 시절부터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Q. 여름철 색소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 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손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다. 그리고 모자나 긴 소매 옷 등을 착용해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매일 발라야 하는 필수품이나 마찬가지다. 자외선 노출에 따른 여러 피부 질환,
즉 색소질환이나 피부 노화 및 피부암 예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중에 좋은 제품이 많이 나와 있는데,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을 찾아서
매일 적정량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물론이고 날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습관화하자.
Q. 시중에 나와 있는 기능성 화장품은 얼마나 도 움이 되나
최근 색소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진 여러 기능성 화장품이 선을 보인 것으로 안다. 좋은 화장품이 많이 출시되어 사용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고,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화장품은 어디까지나 화장품이다. 즉, 치료 보조제로서의 역할이지 단독으로 색소질환을 치료하는 데 큰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Q. 노인성 흑색점을 비롯한 색소질환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가
색소질환의 종류와 발병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미백 기능이 있는 국소 치료제를 도포하는 것과 레이저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노인성 흑색점이나
검버섯의 경우 1~2회의 레이저 치료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기미는 개인차가 심하지만 복합 요법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어느 정도 제거된다.
Q. 색소질환을 방치할 경우 특별한 부작용이 있나
대부분은 미용적인 문제다. 요즘은 중장년 이후에도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하지만 노인성 흑색점이나
검버섯으로 알고 지나치는 것들 중에는 피부암이나 피부암 전구 단계인 광선 각화증인 경우도 있으므로 피부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Tip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는 자외선 A, B 모두 차단할 수 있는 광범위 차단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외선 A는 자외선 B에 비해 일광 화상은 덜 일으키지만
지표면에 도달하는 양이 자외선 B의 10~100배로 피부에 더욱 깊숙이 침투한다. 그러므로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자외선 A와 B 모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 겉면에 표기된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 B를 차단하는 제품의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지수로, 숫자가 클수록 일광 화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받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PA(Protection grade of UVA)는 자외선 A를 차단하는 정도로 +에서 +++로 표시되어 있다.
반드시 SPF와 PA,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는 적정량을 잘 바르는 것이 중요한다. 제품 겉면에 표시된 정도의 효과를 내려면 외출하기 30분쯤 전 귀와 목을 포함한 얼굴에 적어도
1/2 티스푼을 골고루 펴 발라야 한다. 특히 야외 활동 시에는 물과 땀에 의해 자외선 차단제가 지워지므로 2~3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에 늙는 피부
피부 노화는 나이를 먹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자외선을 반복적으로 장기간 쬘 경우 노화가 더욱 가속화된다. 이를 ‘광노화’라고 하는데 광노화된 피부는 두께가 얇아지고, 크고 작은 주름이 생긴다. 피부결이 거칠어지며 탄력을 잃어 처지기도 한다. 또한 모세혈관 확장이나 색소 침착 등으로 피부 색조도 불균일하게 변한다.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는 노출 시간에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자외선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방법이다. 이미 광노화가 진행된 피부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충분한 보습과 여러 가지 피부과 치료로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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