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 * Korea

수능과 신년 일출때 가장 많이 찾는 한국 최고의 명소는?

yellowday 2013. 7. 5. 08:39

입력 : 2013.07.05 03:06 | 수정 : 2013.07.05 07:28


	박정원 월간 산 기자
박정원 월간 산 기자

여름을 맞아 전국 각지를 찾는 행락 인파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기도(祈禱)를 통해서, 또는 음식을 통해서 유난히 ‘기운(氣運)’을 많이 찾는데, 올 여름에는 이런 곳을 찾아가 기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양(陽)기운이 강한 곳과 음(陰)기운이 강한 곳이 어디일까요? 기운이 강한 곳에서는 기도와 무속(巫俗) 행위가 성행합니다. 이것은 그런 기운을 받기 위해서 하는 행위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양기운이 넘치는 곳은 대부분 기도처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4대 기도처인 강원도 양양 오봉산 낙산사의 홍련암, 서해안 석모도 낙가산 보문사, 남해안의 경남 남해 금산 보리암과 전남 여수 금오산 향일암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해수관음 기도처
해수관음 기도처

바다를 마주보는 바위산 중턱의 해수관음 기도처와 산신 기도처

이 네 곳의 공통점은 모두 바다를 마주보며 바위산 중턱 경관 좋은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도하기 안성맞춤인 장소이죠. 한 번은 남해 금산 보리암 해수관음보살상 앞 삼층석탑에서 신비한 체험을 했습니다.

새벽에 일출을 보기 위해 갔는데, 동행한 문화해설사가 들고 온 나침반을 탑 옆에 놓자, 그순간 나침반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왔다갔다 하더군요. 정말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바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자기장(磁氣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양학자인 조용헌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도처는 기본적으로 바위산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양기운이 센 곳이 적격입니다. 그래서 보통 바위산 중턱에 많이 있습니다. 더 좋은 것은 바위의 기를 받는 기도를 하면서 물소리를 들으면 집중도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파도소리가 마치 음향으로 치면 스테레오로 들리며 마음을 더욱 안정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4곳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 전통 신앙인 용왕기도에서 유래한 해수관음 기도처라는 사실입니다. 이 4대 기도처는 엄밀히 말하면 해수관음(海水觀音) 기도처입니다.

해수관음 기도는 한민족 기도의 3대 원형(原型)인 산신기도, 용왕기도, 칠성기도 중의 하나인 용왕기도가 불교와 융합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흰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 바다에서 꿈틀거리는 커다란 용의 등에 올라타 서 있는 모습은 해수관음을 상징하는 대표적 그림입니다. 이들 4곳에서는 비슷한 해수관음보살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산신기도처도 양기운이 넘쳐나는 곳입니다. 설악산 봉정암, 대구 팔공산 갓바위, 청도 운문사 자락 호거산 운문사 사리암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 외에 태백산, 마니산, 계룡산 등도 있습니다. 특히 설악산 봉정암은 ‘한국 산신의 메카’로 불립니다. 봉정암은 설악산 기운의 정수(精髓)에 해당합니다.

산 전체가 엄청난 골산(骨山)에 바위덩어리로 되어 있으며, 그 중앙에 봉정암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맞은편에서 보면 가히 대단한 자기장이 형성된 기운 덩어리로 보입니다. 이름도 ‘봉황의 정수리’란 뜻에서 봉정(鳳頂)이라고 합니다.


	남해 금산 보리암
남해 금산 보리암

양기운이 넘쳐나는 이유에 대해 조용헌 박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바위는 거대한 기운의 덩어리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화강암 바위 덩어리로 된 산들입니다. 단단한 바위일수록 기(氣)가 넘쳐흐릅니다. 또 영성(靈性)개발에 유리하며, 종교적 기도가 성행합니다. 다 기를 받기 위한 작업들입니다. 기독교 지도자들 상당수도 산에서 기를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히말라야 자락의 강한 기운으로 달라이 라마와 같은 큰 스님이 탄생한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유럽의 유명사상가나 철학자도 알프스의 강한 기운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 박사는 “자기 인생에 절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봉정암에서 3일 밤낮을 죽기 살기로 기도를 한 번 해봐라”고 권합니다. “장담은 못해도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해수관음 기도처이던, 산신기도처이던, 양기운이 넘쳐나는 곳에는 많은 기도객들이 몰립니다. 특히 수능이나 신년 일출 때에는 정말 발 디딜 틈조차 없지요. 한국인들의 지극 정성과 극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대관령 국사성황당
대관령 국사성황당

“정상인은 음기운 강한 곳 피해야”

그러면 한국에 음기운이 넘치는 곳은 어디일까요? 보통 계곡 옆 서늘하거나 음습한 곳이 이에 해당합니다. 뭔가 나올 것 같은 기분 나쁜 곳입니다. 그 뭔가는 귀신으로 통할 수도 있습니다. 이른바 접신(接神) 장소로 꼽히는 곳입니다.

접신은 무속인들이 주로 합니다. 즉 무속인들이 무속행위를 하는 곳이 음기운이 넘치는 장소로 보면 됩니다. 손꼽히는 장소가 대관령 국사성황당, 영양의 일월산, 계룡산, 지리산, 한라산 일부 입니다. 계룡산은 계룡대가 들어서기 전에 전국의 무속인들의 집결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금도 계룡산에서 간혹 무속인들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무속인들 사이에 음기운이 가장 강한 곳은, 즉 접신이 가장 잘 되는 곳은 대관령 국사성황당과 영양의 일월산 입니다. 국사성황당은 신정절 하루 빼고 1년 내내 굿판을 벌이지 않는 날이 없다고 합니다. 위치를 가만히 살펴보면 꼭 여성의 음부에 해당하는 듯합니다. 능선 사이에 위치해 있죠. 음부 부분에는 샘터가 있습니다.


	팔공산 갓바위 기도객
팔공산 갓바위 기도객

절묘한 위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월산도 태백산의 가랭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예 음기가 강한 여산(女山)이라 불립니다. 음력 그믐날만 되면 전국의 무속인들이 일월산으로 몰려들어 영험하고 신통한 내림굿을 한다고 합니다.

무속인들 사이에서는 이곳에서 굿을 하고 나면 점괘가 신통하다 하여 성산(聖山)으로 추앙받습니다. 하지만 조용헌 박사는 “정상인은 음기운이 강한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음기운은 기본적으로 정상인에게는 별로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기운이 강한 곳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디든 물이 넘쳐 납니다. 생명을 잉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음습한 기운을 좋아하는 산나물이 무성히 자랍니다. 산나물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양기운이든 음기운이든 실제로 사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미신이라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천 년 동안 검증받은 성스런 행위, 즉 기도라고 말합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만 세상에는 흐르는 기운(氣運)이 분명 있어 보입니다. 그 기운에 따라 사람과 조직, 사회, 국가의 운명이 흥(興)하기도 하고, 쇠(衰)하기도 합니다. 기운이 흥할 때 잘 다스리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기운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많은 조직이나 사회는 당연히 흥하겠지요. 지금 우리나라는 기운이 넘쳐흐르는 국운상승기라고 합니다. 이런 상승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