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6.25 03:01
[현장 & 스토리] 순천정원박람회, 더위에도 연일 문전성시
입장객은 순천만 무료 탐방, 공연·콘서트 등 행사 다양… 200종 나무 한자리서 관찰도
하루 최대 인파 9만5000여명 목표… 관람객 수 180% 달성, 폐막까지 200만명 더 몰릴 듯
현란한 춤 동작을 선보이던 비보이(B-boy)가 머리를 바닥에 대고 팽이처럼 휙휙 돌았다. 고난도의 브레이크댄스 '헤드스핀' 기술이다.
관람객 1500여명은 "우~와" 하며 박수를 쳤다.
지난 21일 오후 8시쯤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내 2000석 동천갯벌 공연장. 국내 대표 무언극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을
관람하던 최시창(45·경남 진주)씨는 "세계의 다양한 정원도 보고 공연도 관람하니 '화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은 격'"이라고 말했다.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힐링콘서트'에도 관람객 3000여명이 구름처럼 몰렸다.
지난 4월 20일 국내 최초 개막한 '정원박람회'가 쾌속 질주하고 있다. 개장 26일 만에 100만명을, 두 달 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6개월 행사 기간 목표 관람객은 400만명. 지금 추세라면 600만명 달성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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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순천호수공원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달 이곳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호수공원을 둘러본 뒤“한강에도 이런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순천시 제공
4만~5만명 수준이었다. 김영호 시 홍보계장은 "28만 인구의 중소 도시가 개최하는 행사인 점을 감안하면 그 성과가 놀랍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불볕더위와 장마가 기승을 부리자 관람객이 급감하는 추세다. 평일 평균 2만~3만명, 주말 4만~5만명이던 관람객은 최근 각각 1만~2만명, 2만~3만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조직위 나승병 사무총장은 "예상했던 현상이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상으론 줄었지만 목표 대비 관람객 수는 180%를 달성 중"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6개월간 열리는 정원박람회 기간을 다섯 시기로 구분해 예상 관람객을 산출했다. 관람객은 1기(4월 20일~5월 19일)에 188%, 2기(5월 20일~6월 19일)에
171%를 달성했다. 조직위 지광현 부대변인은 "순천만에 탐방객이 집중되는 9월 중순부터 10월 폐막까지 200만명 이상 관람객이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23개국 83개 정원과 최첨단 조경·화훼 기술을 모아놓은 정원박람회의 인기 비결은 뭘까. 순천대 김준선(산림자원) 교수는 "녹색 자연을 감상하면서
우리의 잃어버린 감수성을 되찾게 된다"며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힐링(치유)'하는 데 생태 관광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후 박람회장 내 나무도감원. 초등교사 이희진(38·서울)씨는 8세 딸에게 구실잣밤나무와 후박나무, 비목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씨는 "200여종의 다양한 나무를 한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어 생태 체험장으론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산업박람회와 달리 장시간 줄 설 필요가 없다는 것과 한 해 300만명이 찾는 순천만의 유명세도 인기 요인이다. 조직위 양동의 기획운영본부장은
"그냥 온몸으로 각종 나무와 꽃을 즐기면 그만"이라며 "입장객은 셔틀버스를 이용해 순천만을 무료 탐방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의 벤치마킹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3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원박람회장을 둘러본 뒤 "한강에도 (박람회장 내) '순천호수정원'과
같은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시는 무료입장권과 할인권을 발행하지 않고, 기관·단체·기업을 상대로 강매에 나서지도 않았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부실 입장권을 뿌리면 원칙이 훼손돼
정원박람회 가치도 반감될 것"이라며 "대형 국제 행사를 완벽하게 치르는 국내 도시의 전범(典範)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200만 돌파 즈음
전국 각 지자체·기관·단체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대한민국 생태 관광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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