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변영로(1898- 1961 ) 서울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아려 -ㅁ 풋이 나는, 지난 날의 회상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안에 자지러지노나!
아, 찔림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보니, 아, 나아가보니 ㅡ
이제는 젖빛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같은 봄비만이
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나리노나!
아, 안올 사람 기두르는 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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