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18 12:12 | 수정 : 2013.02.18 13:38
지난해 인텔 ISEF에서 수상자로 호명되자 기뻐하는 안드라카/인텔, 각종 외신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302/18/2013021800999_0.jpg)
각종 언론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잭 안드라카(Jack Andraka)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을 죽이지 마세요. 정보를 얻어가세요. 간단한 생각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인터넷을 통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도 있는 겁니다.”
1997년 미국 메릴랜드에서 태어난 안드라카는 췌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검출 기구와 방식을 발명해 ‘천재 과학소년’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열린 세계 최대의 과학경진대회인 인텔 ISEF에서 최고상인 고든 무어 상을 수상했고, 상금 7만5000달러(약 8200만원)을 받았다. 포브스는 물론 미국 ABC 방송, 영국 BBC 등이 그를 앞다퉈 취재했다. 또 지난 13일(한국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후 첫 의회 국정연설에 백악관 게스트로 초청받았다. 미셸 오바마가 과학·기술 분과를 대표해 직접 그를 초청했다.
안드라카가 발견한 방식은 마치 당뇨병 검진을 하듯 피 한 방울을 이용해 메소텔린(mesothelin·췌장암뿐 아니라 폐암 및 난소암이 발병할 때 과발현되는 단백질) 항체 반응을 알아보는 방식이다.
그가 개발한 검사지(paper sensor)는 약 3센트 정도며, 항체 반응을 알아보는 전기 계측기는 미국 상점에서 50달러면 살 수 있는 금액이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기존 방법과 비교해 2만6000배(3센트 기준) 이상 저렴한 것이다. 검사에 걸리는 시간도 단 5분으로 기존보다 168배 빠르다. 게다가 현행 메소텔린 측정 방식보다 90% 이상 정확하다.
안드라카가 이러한 연구를 하고자 마음먹은 건 몇년 전 췌장암으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친구 때문이다. 평소 ‘삼촌’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를 따랐다는 안드라카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을 통해 알아보니 췌장암의 조기발견율은 15%밖에 안 됐고, 800달러 이상 고가의 기구를 이용하면 조기발견율을 30%까지 올릴 순 있었지만, 가격이 부담될 수 밖에 없었다. 또 뒤늦게 발견됐을 때에는 생존율이 매우 낮다는 걸 인터넷에서 보고는 ‘쉽고 저렴하고 빠르게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에서 과학 저널을 읽기 시작했다. 췌장암 등 일부 암을 알아내는 생체 지표(biomarker)인 메소텔린이라는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걸 발견했다. 메소텔린은 췌장암뿐 아니라 폐암 및 난소암이 발병할 때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단백질로, 이러한 질병의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걸 고려하면 안드라카의 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알 수 있다.
또 나노기술의 대표적인 산물인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암을 치료했다는 논문을 읽고는 두 가지를 혼합할 방식을 생각했다. 메소텔린에 특정하게 반응하는 항체를 탄소 나노 튜브와 섞은 뒤 일반 필터지에 코팅을 시켰다. 이 방식은 여과지가 전도성(conductive)을 띄게 했으며, 최적화된 층은 전자 현미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다. 메소텔린이 항체에 반응할 때 일어나는 전기 전도의 변화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다. 항체는 메소텔린과 엮어서 개체가 커지는 데 이러한 증강된 분자구조는 탄소 나노튜브를 흐트러뜨리고 전기 전도에 따라 모양을 변형했다. 메소텔린이 많으면 많을수록 항체는 점점 더 커졌다. 이러한 항체의 증강을 통해 암을 진단하는 것이다.
바이오 센서를 들고 실험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안드라카/BBC 방송 캡쳐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302/18/2013021800999_1.jpg)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론으로는 가능했지만 실제로 구현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이용한 건 역시 ‘인터넷’이었다. 췌장암 관련된 연구를 하는 유명 대학 교수 명단을 찾아 이메일을 보냈다. 200통을 보냈는데, 그가 받은 건 199통의 거절 메일이었다. 하지만 영원히 좌절하라는 법은 없었다.
‘정말 불가능한가…’라고 답답해하고 있을 즈음 마지막 한통이 그에게 희망을 줬다. 존스홉킨스 대학 병리학·혈액종양내과 아니르반 마이트라(Maitra) 교수였다. 실험실을 내줄 테니 한 번 연구해 보라는 것이었다. 7개월 연구 끝에 정확도 100%의 검사 방법을 알게 됐다. 안드라카가 자료 조사와 실험 등에 총 들인 시간은 1년 반 정도였다.
마이트라 교수는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이 친구에게 내가 해준 얘기는 ‘토머스 에디슨과 전구를 생각해보라’ 뿐이었다. 이 소년은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다. 몇년 뒤 그를 통해 우린 수많은 ‘전구’같은 반짝이는 그 무언가를 얻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안드라카가 이처럼 성공한 비결은 또 하나 있다. 바로 ‘가정교육’이다. 그의 형인 루크는 2010년 인텔 ISEF 수상자로 결정돼 9만6000달러를 받았다. 산성화된 광산 배수시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다. 2011년엔 MIT THINK Award를 받았다. 그의 아버지 스티브 안드라카는 엔지니어고, 어머니 제인 안드라카는 마취학 전문의다. 그녀는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과학 잡지 등 책이 수백만 권은 있을 것”이라며 “가족끼리 식탁에 앉아 각자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보고 토의해보는 습관을 들인 것이 남다르다면 다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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