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 김원중
서울대를 안 나왔습니다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에서 살았으니까요
기독교 장로도 못 됐습니다
일요일도 하루 종일 일했으니까요
중·고등학교 대학 대학원
12년 꼬박 야간에만 다녔습니다….'
* * *
서울대를 안 나왔습니다
미국 유학도 못 갔습니다.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에서 살았으니까요
기독교 장로도 못 됐습니다
일요일도 하루 종일 일했으니까요
시골 초등학교만 빼고 중·고등학교 대학 대학원
12년 꼬박 야간에만 다녔습니다….'
박사 교수 시인이라고 불러 줍니다
여학교의 단발머리 여학생 제자 천 명
영남 이공대학의 국어수업 받은 제자 이천 명
대구 한의대에서 배운 제자 육백 명
포항공대 제자 사천 명이나 되지만
지금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청구 푸른마을 4층 아파트
우리 집 방구들 위에 혼자 누워서
허무한 이력서를 다시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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