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이력서 / 김원중

yellowday 2013. 1. 24. 14:16

이력서 / 김원중

 

 

서울대를 안 나왔습니다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에서 살았으니까요

 

기독교 장로도 못 됐습니다

일요일도 하루 종일 일했으니까요

 

중·고등학교 대학 대학원

12년 꼬박 야간에만 다녔습니다….'

*              *                *

 

서울대를 안 나왔습니다

미국 유학도 못 갔습니다.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에서 살았으니까요

 

기독교 장로도 못 됐습니다

일요일도 하루 종일 일했으니까요

 

시골 초등학교만 빼고 중·고등학교 대학 대학원

12년 꼬박 야간에만 다녔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나를 두고
박사 교수 시인이라고 불러 줍니다

여학교의 단발머리 여학생 제자 천 명

영남 이공대학의  국어수업 받은 제자 이천 명
대구 한의대에서 배운 제자 육백 명
포항공대 제자 사천 명이나 되지만

 
지금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청구 푸른마을 4층 아파트
우리 집 방구들 위에 혼자 누워서
허무한 이력서를 다시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