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겔, 겨울 풍경
대략 1550년에서 1850년 사이, 북반구에 이례적인 혹한이 지속됐었다. '소빙하기'라고 불리는 그 즈음에 관례적인 표현이 아닌 현실적인 묘사를 통해 보기만 해도 냉기가 느껴지는 겨울 풍경화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인 예가 네덜란드의 거장 피터 브뤼겔(Pieter Bruegel the Elder·1525~1569)의 1565년 작 '겨울 풍경'<사진>이다.
눈 속에 파묻힌 황량한 대지 위에 앙상한 나무들이 듬성듬성 서 있고, 마을을 관통하는 운하를 따라 줄지어 선 건물들 또한 흰 눈으로 뒤덮였다. 두꺼운 회색 구름 뒤로 태양은 자취를 감췄고, 날아가던 새마저 얼어붙은 듯 차가운 대기에는 조금의 온기도 없다. 이처럼 세세한 디테일을 전달하면서도 마치 높은 언덕 위에 서서 까마득히 먼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것 같은 조망을 만들어내는 것이 브뤼겔의 특징이다.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게 되었다. 브뤼겔의 겨울 풍경처럼 얼음 위의 축제를 즐기면서 동시에 경제적인 효과를 누리는 것. 그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물론 승리나 이익을 위해 덫을 놓자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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