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6.28 23:16
20세기 초반에 꿈과 환상, 무의식의 세계를 추구했던 초현실주의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1898~1967)의 '골콘다(Golconda·1953년)'〈사진〉는 그 노래를 떠오르게 하는 그림이다. 그림에는 푸른 하늘 아래 밋밋한 건물이 늘어선 주택가와 검은 코트에 중절모를 갖춰 쓴 남자가 등장한다. 주택가를 거니는 신사라면 특이할 것이 전혀 없는 일상적인 풍경일 것이다. 그러나 마그리트는 평범한 것들을 기상천외하게 조합하여 꿈에서나 볼 법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곤 했다. '골콘다'에서도 신사들은 육각형으로 배치된 채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늘에서부터 끝도 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골콘다'는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던 인도의 옛 도시로, 쇠락하여 폐허만 남은 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부의 상징인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부동자세의 남자들은 풍요를 꿈꾸며 틀에 박힌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 바치는 마그리트의 신선한 유머다. 물론 축축한 장맛비 대신 단정하게 차려입은 신사들이 쏟아지는 광경은 아직 짝이 없는 여성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상상은 해 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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