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에는 프랑스 남동쪽 몽티냑 근처의 라스코에서 비슷한 연대의 또 다른 벽화〈사진〉가 발견되었다. 어린 소년들이 공놀이하다 공을 쫓아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서 우연히 발견한 이 벽화에는 20m에 달하는 넓은 홀에 수많은 들소·소·말·사슴 등이 그려져 있었다. 벽화는 동굴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 좁은 통로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 아마도 중요한 의식의 장소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수세기에 걸쳐 그려지고 다시 겹쳐 그려진 이 동물들은 우레같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 생생하게 묘사되었다.
구석기인 중에도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들이 있었던 것이다. 현재로서는 모든 것을 단지 추측할 수밖에 없지만 아마 색은 축축한 석회석 위에 자연 광석을 빻아 동물의 기름을 녹여 섞어 발랐거나, 파이프같이 속이 빈 동물 뼈 속에 안료를 넣고 입으로 불어 뿌리는 방법을 썼을 것으로 보인다.
불과 16년 전인 1994년에는 프랑스 남동쪽 아르데슈 계곡에서 새로운 동굴벽화가 발견되어 고고학자들을 흥분시켰다. 라스코 벽화보다 앞선 기원전 약 2만5000년 전으로 추정되는 이 쇼베라 동굴 벽에는 약 2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그려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먹을 수 있는 동물뿐 아니라 사자를 비롯한 위협적인 맹수들도 다수 그려졌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수만년 전의 그림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대단하지만 우리가 이 벽화들을 직접 볼 기회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져서 전문가 외에는 거의 볼 수 없게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최초로 그린 그림은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로, 1879년 스페인의 알타미라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에는 구석기 시대의 그림이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아 당대의 화가가 그린 것으로 의심받았다. 그러나 그 후 방사선 측정과 지질학적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대략 기원전 1만4000~1만1000년의 그림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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