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10' 3/10
2010' 3 / 10. 일기
부산에도 간 밤에 눈이 내렸다.
실로 5 년 만에 내린 눈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이 온통 하얗게 펼쳐져 있다.
아침을 얼른 먹고 서둘러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산책코스를 따라 남길만한 장면을 담으러 나섰다.
부산은 눈이 귀한 곳이다.
나뭇가지엔 설화가 피어 나고,
빨간 동백이 웃으려다 눈꽃의 눈부심에
멈칫 혀를 낼름거린다.
마치 첫사랑을 만난것 마냥 가슴이 두근거리고 희열이 요동친다.
깊숙히 잠 자던 영혼이 기지개라도 펴듯
내 몸은 벌써 ,
하얗게 펼쳐진 신세계와 왈츠를 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 사진 작가들이 연신 셧터를 눌러 댄다.
나도 질세라,
견우 직녀의 사랑 보다 더 애절한 눈빛으로
환상의 그 모습을 눈 속에, 가슴 속에 담았다.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아님 종신토록
영원히 만남이 없을수도 있을거란 생각에
연인을 떠나 보내듯, 짧은 해우를 뒤로 한 채
기약없는 만남이 아쉬워 흐르는 눈물을 못내
감추지 못하고 우린 이별을 고해야 했다.
이제 수목들도 오르는 온기를 못 이겨
서서히 소복을 벗으려 한다.
한 마리 강아지처럼 천둥 벌거숭이로
솜 이불만 걸친채 뛰어 논 하루였다.
아! 언제 다시 이런 날이 올 것인가!
yellowday 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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