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작품
*言約
해거름 등성이에 서면
愛慕는 낙락히 나부끼고
透明을 切한 水天을
한 점 밝혀 뜬 言約
그 자락
감감한 山河여
귀뚜리 叡智를 간(磨)다.
*바위
- 어머님께 드리는 詩
여기 내 놓인대로 앉아
눈 감고 귀 막아도
목숨의 아픈 證言
꽃가루로 쌓이는 四月
萬里 밖
回歸의 길섶
저 歸燭道 피 뱉는 소리
*달무리
우러르면 내 어머님
눈물고이신 눈매
얼굴을 묻고
아. 宇宙이던 가슴
그 자락
鶴같이 여기고, 이 밤
너울 너울 아지랑이
외 따로 열고
비 오고 바람 불어도
가슴은 푸른 하늘
홀로 고운 星座
지우고 일으키며
솔바람
머언 가락에
목이 긴 鶴 한 마리
멀수록 다가 드는
思慕의 空間 밖을
萬里 더 지척같이
넘나드는 꿈의 通路
그 세월
외따로 열고
다둑이는 추운 마음
*蘭
나직이 영창 밖으로
스며드는 물빛 黎明
그 숨결 이마에 감고
새댁처럼 素心 눈 뜨네
내 마음
사래 긴 渴症 위를
왁짜히 장다리꽃 튼다
*모란
여미어 도사릴수록
그리움은 아득하고
가슴 열면 고여 닿는
겹겹이 먼 하늘
바람만
봄이 겨웁네
옷자락을 흩는다.
*天啓
-사월탑 앞에서
신 벗고, 塔 앞에 서면
한 걸음 다가서는 祖國
그 絶叫 사무친 골엔
솔바람도 설레어 운다
푸르게
눈매를 태우며, 너희
지켜 선 하얀 天啓
*고비
꽃 피고 싹 트이면
골을 우는 뻐꾸기들
목숨의 크낙한 分娩
함께 앓는 이 고비를
山河도
끓이던 靑血
아, 그 三月, 그 四月에......
*雪夜
눈이 오시네, 사락사락
먼 어머님 옷자락 소리
내 新房 장지 밖을
감도시던 기척인 듯
이 한밤
시린 이마 짚으시며
약손인 듯 오시네.
곰곰이 헤는 星霜
멀고 험한 오솔길을
갈(耕)아도 갈아도 목숨은
연자방아 도는 바퀴
갈퀴손
어루만지며
言約인 듯 오시네.
* 恩寵
잎잎이 가을을 흔들고
들국화 낭랑한 언덕
그 푸름 속 아른 아른
고추감자리 난다
당신 뜰
마지막 饗宴 위로
구름이 가네, 바람이 가네.
그 노을
먼 尖塔이 타네
내 가슴 절벽에도
돌아 앉은 人情 위에
뜨겁던 임의 그 피
悔恨은
어진 깨달음인가
"골고다"로 젖는 노을.
*光化門 네거리에서
사월의 이 거리에 서면
내 귀는 소용도는 海溢
그날, 東海를 딩굴며
허옇게 부셔지던 泡哮
그 소리
네 목청에 겹쳐
이 廣場을 넘친다
정작 바길 덤덤해도
한 가슴 앓는 傷痕
차마 바래일(漂白) 수 없는
녹물 같은 얼룩마다
千이요
萬의 푸른 눈매가
나를 불러 세운다.
*石榴
다스려도 다스려도
못 여밀 가슴 속을
알알 익은 고독
기어이 터지는 秋晴
한 자락
가던 구름도
추녀 끝에 머문다.
*丹楓
너도 타라 여기
황홀한 불길 속에
사랑도 미움도
넘어 선 淸이어라
못내편
그 충춘들이
사뤄 오르는 저 香爐
아지랑이
어루만지듯
당신 숨결
이마에 다사하면
내 사랑은 아지랑이
춘삼월 아지랑이
장다리
조오란 텃밭에
나비
나비
나비
나비
*團欒
아이는 글을 읽고
나는 繡를 놓고
심지 돋우고
이마를 맞대이면
어둠도
고운 愛淸에
삼가한 듯 들렀다.
*生長
-진아에게
날로 달 붓듯이
자라나는 너를 보면
무엔지 서러움이
기쁨보다 느껴웁고
차라리
바라던 마음
도로 허전 하구나.
*비
그대 그리움이
고요히 젖는 이 밤
한결 외로움도
보배냥 오붓하고
실실이
푸는 그 사연
장지 밖에 듣는다.
*塔3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번 흔들지 못한 채
돌아선 하늘과 땅
愛慕는
舍利로 맺쳐
푸른 도로 굳어라.
*그리움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데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월컥 한 가슴
밀고 드는 그리움.
*무지개
여윈 그 세월이
덧없는 살음이매
남은 日月은
비단 繡로 새기고저
오매로
어리는 꿈에
눈 부시는 무지개.
*白鹿潭
차라리 스스로 달래어
쓰느라니 고였는가
그날 하늘을 흔들고
아우성 치던 불길
투명한
가슴을 열고
여기 내다뵈는 상채기.
*海女
눈은 서늘한 눈은
珊瑚빛 어린 하늘
먼 갈매기 울음에
부풀은 淸일레라
여울져
달무리 가듯
일렁이는 뒤움박.
*이별
정작 너를 두고
떨쳐 가는 이 길인데
嶺湖 千里를
구비마다 겨운 봄빛
山川이 뒤져 갈수록
닥아 드는 體溫이여!
3. 이영도의 작품세계/ 사향 노루 지나간 뒤에는 <이은상>------
동양에 있어서 여류 시인의 작품들을 살펴본다면, 중국 고대로 올라가 서왕모(西王母)의 "천자요(天子謠)"까지는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노나라 도명(陶明)의 딸 도영(陶영)이 지은 황곡가(黃鵠歌)나 송강왕(宋康王) 때 한빙(韓憑)의 아내 하씨(河氏)가 지은 오작가(烏鵲歌)로부터는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수천년의 역사를 지녔고, 또 우리 국사상에 있어서도, 고구려 뱃사공 곽리자고(藿里子高)의 아내 여옥(麗玉)의 공후인과 신라 여인 설요(薛요)의 반속요(返俗謠)와 백제 행상의 아내가 부른 정읍사(井邑詞)로부터 손꼽을 수 있을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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