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04 22:18
여자와 어디서 데이트하고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모른다. 친구가 없는 그는 젊은이들이 관심사를 함께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려 도움을 구한다.
'2채널(니찬네루)'이라는 실제 커뮤니티 사이트다. 네티즌들은 자기 일처럼 답글을 올려 청년을 응원한다.
▶2채널은 1999년 2030세대의 유머와 정보 사이트로 출발했다. 재기 넘치는 유머로 1000만 이용자를 모으면서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류(韓流)를 비판하더니 지금은 반중(反中), 반한(反韓), 일본 재무장까지 극우 색채가 짙다. 2005년 일본 언론은 '우익 인터넷'을 가리키는
'네트 우익'의 대표 사이트로 2채널을 꼽았다. 일본 정계는 '네트 우익'이 오는 16일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 2채널과 비슷한 한국 젊은이들의 하류(下流)문화 터가 '디시인사이드'였다. 1999년 카메라 사이트로 시작했다가 연예인부터 대통령까지
얼굴 사진을 합성한 유머로 인기를 끌었다. 이용자가 늘면서 2002년 대선 때는 인터넷의 '노풍(盧風)' 중심지가 됐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때
일부 이용자가 이 사이트를 정부 선전 무대로 삼자 다른 이용자들이 반발했다. "놀자고 만든 사이트에서 무슨 정치냐" "재수 없다"는 야유가 쏟아졌다.

"광우병은 선동"이라며 소수 목소리를 냈다. 디시인사이드의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2010년 출범한 유머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로 옮겨 갔다.
'일베'는 10년 넘은 친노 성향 '오늘의 유머(오유)'와 경쟁하고 있다.
▶두 사이트가 대선 대리전에 나섰다. '일베'는 문재인 후보가 명품 의자를 쓴다는 의혹을 터뜨렸다. '오유'는 박근혜 후보 유세 사진 중에
노인이 청한 악수를 거절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퍼뜨렸다. 민주당 대변인은 "일베가 박 후보를 위해 인터넷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논평을 냈다.
새누리당은 드물게 인터넷 응원군을 만나 반색이다. 그러나 두 진영은 유머 사이트를 기웃거리지 않는 게 낫겠다.
야권이 시사 코미디 '나꼼수'를 '시대정신'으로 치켜세우며 4월 총선에 앞세웠다가 본전도 못 찾은 게 바로 엊그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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