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詩 사랑詩

87. 전화 - 마종기

yellowday 2012. 12. 5. 09:29

전화 -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소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에서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 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yellowday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