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27 22:36
전쟁 영화가 좋다고 했다. 2차 대전에 나간 네 형제 중에 셋이 죽고 막내만 남자 국가가 막내를 구출해 고향에 데려간다. 시진핑은 무협 멜로
'와호장룡', 황실 혈투를 그린 '황후화' 같은 중국 역사물을 싫어했다. "미국인은 선악 구별이 분명해요. 중국 영화인은 이 가치를 자주 무시합니다."
▶영화 '대부' 팬인 오바마가 2008년 대선 때 방송에서 돈 콜레오네 역의 말론 브랜도를 흉내 냈다.
"당신은 내 딸아이 혼삿날 내 집에 와서 실업수당을 올려달라는 거요?" 원래 "사람을 죽여달라는 거요?"였던 뒷부분을 선거 분위기에 맞춰 패러디했다.
여러 전쟁을 치른 아들 부시는 영화 '위 워 솔저스'를 좋아했다. 베트남전에서 침투 부대를 이끌던 무어 중령이 말한다.
"살았든 죽었든 내 뒤에는 아무도 홀로 남겨두지 않겠다."
▶클린턴은 1950년대 명화 '하이눈'을 열일곱 번 봤다. 전직 보안관 게리 쿠퍼가 한낮 태양이 이글거리는 마을에서 흉악범들과 맞서 싸운다.
클린턴은 서부극 영웅의 책임과 헌신이 좋다고 했다. 프랑스 대통령 시라크는 영화 '영광의 날들' 시사회에서 눈물을 쏟았다. 알제리 청년들이 전쟁 때
프랑스 편에서 싸우면서도 지독한 차별 대우에 시달렸던 얘기다. 영화를 본 시라크는 8만 북아프리카 병사들에게 프랑스군과 똑같은 연금을 주겠다고 했다.

'부러진 화살'에선 교수가 판사에게 석궁 테러를 한 혐의로 법정에 서 사법부에 맞선다. 박 후보는 고전 반열에 오른 낭만적 작품에,
문 후보는 올해 개봉한 사회극에 끌린 셈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성웅 이순신'을, 노무현 대통령은 '초록 물고기'를 꼽았었다.
▶박 후보는 무용가가 되려는 영국 탄광촌 소년의 성장기 '빌리 엘리어트'에도 감동받았다고 한다. 문 후보는 광해군을 대신한 가짜 임금이
오히려 따뜻한 인간미를 발하는 '광해'에 빠졌다고 했다. 어느 나라건 정치 지도자가 꼽는 영화는 고른 평판을 얻었거나 구름 관객을 모은 작품들이다.
그래서 영화 목록만 봐서는 속내를 짚기가 쉽지 않다. 영화가 좋다는 것인지, 그 영화를 본 유권자들의 표가 좋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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