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詩 사랑詩

12.기 도 / 김옥진, 13.기다림 / 김영일, 14.기다릴 수 있는 시간만큼만 사랑하세요 / 유미성

yellowday 2012. 11. 23. 08:03


기 도


김옥진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워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왔던 내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나갈 내 사랑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보다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바람에 떨구는 한 잎의 꽃잎일지라도
한없이 품어 안을
깊고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바람 앞에 스러지는 육체로 살지라도
선(善)앞에 강해지는 내가 되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그리 살게 하소서

철저한 고독으로 살지라도
사랑 앞에 깨어지고 낮아지는
항상 겸허하게 살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기다림


김영일


한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은
삶의 길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대를 사랑한 내 잘못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난 요즘 허수아비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대를 기다린다는 것은
내 운명의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바다의 출렁임에
내 마음 출렁이며
그대에게 주고픈 편지 손에 들고
갈매기에게
조그만하게 말합니다.

가고 싶다고
그대에게
하지만 너무 멀리 있는 그대에게는
나의 마음이 닿지를 않나 봅니다...






기다릴 수 있는 시간만큼만 사랑하세요

유미성

기다릴 수 있는 시간만큼만
사랑하세요
그 사람 언젠가는 내게로 와
환한 웃음 보여줄 수 있는그 날까지

투정 부리지 않고
마음 다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시간만큼만 사랑하세요

혼자만의 사랑에 너무 깊게 빠져
기다림이 짜증스러워 지거나
힘들게 느껴진다면
사랑은 더 이상 행복한 일이 아닐 테니까요

기다릴 수 있는 시간만큼만
사랑하세요

그 사람 언젠가는 내게로 와
반갑게 손을 내밀어 주는 그 날이 오면

그 손을 아름답게 맞잡을 수있도록
먼저 자신을 가꾸어 가며 그 사람을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