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詩 사랑詩

9.그림자 같은 사랑/ 유미성, 10.그이가 당신이예요 /김용택, 11.그저 친구라는 이유로 /김미선

yellowday 2012. 11. 23. 07:59

그림자 같은 사랑

유미성


낮에도 별은 뜨지만
눈부신 태양빛에 가려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듯이

나 언제나 당신 곁에 서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에 가려
당신의 눈에 보이지 않나 봐요

나,
밤마다 뜨고 지는 별이 아니라
늘 당신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그림자 같은 사랑인데

당신은 보이는 것들만 믿으려 하시는군요
마음 속에 담아두고 보여지 못하는 사랑은
끝내 외면하려 하시는군요

나 그렇게 당신의 그림자 같은 사랑인데...



그이가 당신이예요


김용택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도 나의 사람으로 남아 있는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이 당신입니다
나의 가장 부끄럽고도 죄스러운 모습을 통째로 알고 계시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분일 터이지요
그분이 당신입니다
나의 아흔아홉 잘못을 전부 알고도 한점 나의 가능성을
그 잘못 위에 놓으시는 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일 테지요
그이가 당신입니다
나는 그런 당신의 사랑이고 싶어요
당신의 한점 가능성이 모든 걸 능가하리라는 것을
나는 세상 끝까지 믿을래요
나는,
나는 당신의 하늘에 첫눈 같은 사랑입니다.

 


그저 친구라는 이유로


김미선

웬지 몰라
혼자일 땐 네 모습이 자꾸 떠올라
그저 오랜 친구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지우려고 눈을 감아도
온종일 네 모습이
깜짝놀라 눈을 뜨면
거울 속에 있어

너는 모를 거야
이런 느낌을 설명하기 힘들어
그저 우리는
친구라고 말해야 되는데

너를 보면
웬일인지 가슴이 서늘해
사랑이란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데

소리내어 웃어봐도
온종일 네 생각뿐
하늘 보면 잊혀질까
그래도 아니야

나도 몰래 눈물이 나와
단지
그것뿐이야

하늘 보면 잊혀질까
그래도 아니야

나도 몰래 눈물이 나와
단지
그것뿐이야

지금부터 우리는
친구라고 말할 수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