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베시아
옐로우데이 -
인사 드립니다, 철학자님!
디오게네스는 인사는 받지 않고 앞에서 비키라신다.
베옷을 걸치고 추위에 떨며
시방 그대가 햇볕을 가린겨!
아 저리 비키라니께 추워 죽겠구만.
밤비는 차갑게 정수리를 쓸어 내리고
길게 서 있는 가로등의 그림자만
분주히 돌아 가는 벽시계의 초침이 되어
홍등가 여인이 벗어 놓은
장미빛 속 옷에 머문다
미아리 고개에 핀 한 맺힌 상사화여!
바람아 한줄기 시원하게 불어라!
퀴퀴한 죽음의 냄새
달집을 태우듯 활활 태워라
린(인)고의 시간들이 담궈 놓은 구정물
의구한 역사 속에서 변태를 꿈꾼다.
자라지 못한 수초가 나딩구는, 물매암이 넋을 잃고 제 자리에 섰다.
광귤나무 꽃
엘로우데이 -
광 속에 꼭꼭 숨겨 놓았던
귤 한 접시 내어 왔습니다
나무라지 마시고 맛있게 드세요
무슨 말로 다 시인님께 고맙다 전하리까.
꽃 같은 이 마음 살짝 피워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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