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09 23:00
'허름하고 값싼 뉴욕 호텔에서 깨어나보니/ 그녀는 내 마음을, 내 돈을 갖고 가버렸네….' 리키는 열두 살 때부터 무대에 섰지만 영어 노래를 부르기 전까지는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시골 가수였다. 그는 영어 앨범들을 6000만장이나 팔아치운 월드 스타가 됐다.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주민투표를 치러 미국의 쉰한 번째 주(州)가 되고 싶다는 뜻을 모았다. 주민들에게 '국가 지위 변경에 관한 선택'
셋을 놓고 물었더니 61%가 '완전한 미국이 되고 싶다'에 손을 들었다. '부유한 항구'라는 뜻의 이 섬은 콜럼버스가 발견해 16세기 스페인 땅이 됐다가
19세기 말 미국이 빼앗았다. 400만 주민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선거권이 없고 세금도 안 낸다.
▶미국이 비슷한 때 스페인으로부터 빼앗은 필리핀은 뒤에 독립했지만 1991년까지 미 공군·해군 기지가 있었다.
미국이 그리는 군사 전략이 크게 꿈틀거릴 때마다 두 기지가 되살아날지 모른다는 말이 펜타곤에서 흘러나온다. 필리핀이 툭하면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애먼 소리를 듣는 까닭이다. 뉴질랜드엔 '51번째 주'라는 이름의 친미(親美) 정당이 있다. 당(黨) 로고가 성조기를 닮았다.

런던 킹스로드에 미국 패션 체인점이 들어섰을 때, 웬만한 스트레스는 참고 견디던 영국인이 미국인처럼 걸핏하면 우울증 치료를 받는다는 통계가 나왔을 때,
햄버거를 너무 먹는다고 했을 때, 톰 크루즈를 닮으려는 성형 환자가 늘어났을 때도 '51번째 주'라는 자조(自嘲) 섞인 말이 나온다.
▶하와이는 미국령이 된 지 59년 만인 1959년 쉰 번째 주가 됐다. 푸에르토리코는 과거 세 차례 주민투표를 했지만 자치를 원하는 쪽이 항상 앞섰다. 이번에 반대 결과가 나온 것은 경기 침체와 실업 탓이다. 미국 주가 되면 해마다 200억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 미국 의회 승인과 미국 대통령 추인을 거치면 성조기에 별을 하나 더 그리게
된다. 오바마는 지난해 "주민이 투표로 결정하면 미 정부는 지지하겠다"고 했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 앞에 푸에르토리코 독립주의자들도 숨을 죽이고 있다.
'朝日報 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계자와 제사 (0) | 2012.11.16 |
---|---|
"내 장례 이렇게 치러 다오" (0) | 2012.11.15 |
예순 살 '몸짱' (0) | 2012.11.12 |
길거리 '6·25 전시회' (0) | 2012.11.07 |
10년 근속 (0) | 2012.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