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15 10:58
상하이는 현대의 도시다. 오늘의 도시다.여행을 하다 보면 과거의 흔적을 유난히도 찾게 된다.
이국에서 타인들의 과거 뿌리를 탐색하는 맛이 여행의 묘미 중 하나 아니던가.
상해에서 생각했다. 고대부터 인간이 아득히 뿌리내린 과거는 어디 있는가.
달렸다. 상해서 한 시간을 달려 인류 문명을 먹인 젖줄, 강가를 찾았다.
China’s No 1 water town – Zhouzhuang
상해에서 머지 않은 거리, 강남 6향의 마을에 닿을 수 있다. 강남 6향이라 함은 주장, 루즈, 시탕, 동리, 난쉰, 우쩐 등이다. 올해 봄 여행에서 상해 인근 주가각을 찾았다. 주가각도 주장도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린다. 통리도 쑤저우도 그렇다. 주가각. 상하이 청포구. 朱家 일족이 모여산 마을로 朱家角이라 표기한다. 전형적 강남수향 고진이다. 이번에는 그래서 주장으로 달렸다.
주장, 저우장 Zhouzhuang 마을은 쑤저우 Suzhou 동남쪽 30km 거리의 군산 Kunshan시에 있다.
양쯔강 삼각지에 위치하여 물과 먹거리가 풍부하다. 하구의 땅은 기름지고 물자가 풍족하여 상공이 발달했다.
주장 신시가에 위치한 매표소는 보고자 하는 주장 구시가, 천년 수향과 멀다. 신파이러우 다리 앞의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는데 마을까지 20여분은 족히 걷는다. 가게를 구경하며 걷는다. 관광 구역과 주차 구역의 거리를 걸어가며 풍광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호객꾼들이 참으로 많이 엉겨든다. 무료 셔틀이 있지만 운전사는 저들끼리 수다 떨기 바쁘고 인력거 호객꾼만 정신없이 따라 붙는다. 하지만 그냥 천천히 걸으며 인근의 풍경을 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자.
무엇인들 보고자 하면 새롭고 보려하지 않으면 천하제일경도 식상하다. 어디 선 그어놓고 그 안쪽만 역사가 있고 벗어나면 없는가 그런 건 아니다. 차근히 걸어가며 서서히 그 시간의 속살을 타고 들어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터.
주장은 어떤 도시일까.
주장의 수식어는 화려하다. APEC. 2001년 APEC 참가단이 방문한 곳. 중국 제 1의 수향도시이자 외국인이 찾는 중국 관광지 50곳 중의 하나다. 연간 250만명이 찾고 있고 매년 1억불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마을이다.
2003년 중국 최초 역사문화도시로 선정된,전형적 중국 남방 강유역 풍광을 지닌 마을이다.
UNESCO Asia-Pacific Heritage Award for Cultural Heritage Conservation 선정.
유네스코 세계유산 최종 선발 후보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려 두고 있다.
유럽인들이 꼽는 중국 10대 관광지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화려한 이름들을 겹겹이 안고 있는 도시라, 무심히 고개를 둘러보니 그저 조용하고 한갓진 거리.주장대교. 이 주장대교는 주장 구시가와 신시가를 연결하는 긴 다리다. 저우좡 신시가지에서 구시가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걸어야 한다. 뾰죽하게 솟아난 지붕이 특색있다. 걸어가면 시가 좌우로 펼쳐진 명 청대 건물을 볼 수 있다. 주장대교에서 바라보기 가장 멋진 건물은 운해탑이다. 9층의 42미터 높이 운해탑(云海塔)이 높이 뻗어있다. 과거와 현재를 있는 교각을 바라보며 천년 물의 도시로 들어갈 마음의 채비를 한다.
Zhouzhuang, Venice of the Orient
동양의 베니스로 불리는 두 마을, 주장은 주가각과 닮았지만 같지 않다. 강남 제일의 수향도시, 주장은 강남 수향 가운데 가장 먼저 개발된 물의 도시가 바로 주장이다. 중국 강소성 곤산시 昆山 서남쪽에 위치한 주장은 소주에서 40km, 상해서 100km 거리다. 이에 반해 주가각 朱家角은 운하도시로, 상하이서 가장 오래된 수향마을 이다. 약 1700년 전부터 형성된 마을로 30여개 훌쩍 넘는 돌다리가 있다. 주씨들 사는 구석진 마을이기에 각리 角里가 붙어 주가각이다.
주장, 저우좡 周莊은 송나라 때 꾸려져 원나라 때 번창했단다.
물류의 중심지로 부가 모인 마을.
역사는 주가각 보다 짧아 약 1000년 못미치는 역사를 가진 마을로 약 20여개 넘는 돌다리가 있다.
주적공 周迪孔이 불심으로 전복사 全福寺에 땅을 시주해 이 마을 이름이 주장이 됐다.
일족은 모여 살았다. 그러니 주가의 집성촌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저우좡에는 정풍교라는 다리가 있다.
주장, 저우좡은 저우좡진周莊鎭을 말하며 원래 정풍리 貞豊裏였단다.
옛 이름은 돌다리에나 남았다. 그래서 돌에 새기는가. 인간보다 오래 기억한다.
Zhouzhuang Tourism Festival
강남 6향 중에 가장 먼저 개발된 주장답게 좌우 즐비한 가게, 거리는 인위적이다. 짧지 않은 900년의 역사. 근 천년의 역사를 품은 마을은 저 너머에 있겠지. 돌로 말끔하게 깎고 닦아낸 길, 좌우 상점이 즐비한 거리를 걷는다.
걷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공연이다. 거리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이 펼쳐진다.
방문한 때는 단오였다. 주장에 울리는 곤곡. 주장은 경극의 시초라는 곤곡이 태어난 지방이다.
상해 예원 개인 극장. 그런 곳에서 귀족들의 유희로 곤곡이 올려졌다고 한다.
중국은 넓다. 그만큼 곤곡 崑曲, 경극 京劇, 월극 越劇 등 희곡의 종류가 많다.
중국 전통극의 어머니라 할 곤곡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중국 1호 세계무형문화재다.
이름에 걸맞게 곤곡은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극이니 음악, 무용, 연극이 더해졌다.
곤곡은 귀족이, 경극은 대중이 사랑했단다. 곤곡과 지방극들이 더해져 경극이 되었다.
청나라 때 경극은 중국 황실서 불러들여 즐기면서 중국 대표극으로 굳어졌다.
터벅터벅 걸어간 덕에 짧게나마 생경한 중국의 공연예술을 맛볼 수 있었다.
주장 구시가
드디어 저우좡 구시가 입구. 문. 지나 저 너머의 천년의 물마을이라. 여기까지 오는 길만으로도 저우좡을 꽤 본 듯 한데 이제 중국 제1의 물의 마을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상해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강남 6향은 주장, 루즈, 시탕, 동리, 난쉰, 우쩐 등이다.
그 중 제1의 수향이라는 주장. 저우좡. 골목골목 어깨를 부딪칠만큼 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중국 관광지는 별 다섯개처럼 A 개수로 관광지 등급을 정한다.
주장은 A 다섯. National tourism attraction 등급 최고 관광지다.
입구에서부터 중국에서 가장 내로라하는 물의 마을이라는 표지석이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주장에는 운하를 따라 지금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삶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상해, 항주, 소주 사이에 위치한 저우장의 역사는 1086 AD로 거슬러 간다. 오늘 이 거리를 걷는 이들, 자신이 걷는 거리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밟았을까 가늠하고는 있을까. 물가서 900년. 거진 천년 버틴 옛스런 고건축물과 다리들이 가득하여 바라보는 곳마다 다 그림같다.
The arched bridges
저우좡-주장은 마을 전체가 동서남북 우물정 井자 수로로 연결된다.
그리고 명나라 이후의 고택을 이어내는 20개 넘는 아치형 돌다리가 있다.
물 속 반원의 아치가, 물 위에 반원의 아치가 만나 하나의 동그란 원이 된다.
저우좡은 심만삼 沈萬三이라는 상인이 북경과 항주를 잇는 경항운하를 통해 국제 무역을 했던 요충지다.물류가 집결하고 이산하는 곳은 돈이 모인다. 덕분에 저우좡의 수공업과 상공업이 발전했다.
이 도시의 비단, 자수, 백주 등이 물길을 타고 흘러나간 덕에 저우좡은 유명해졌다. 주장의 유명세를 오늘 이어낸 건 다리다. 수로만 잇는게 아니라 명성까지 이었다.
오늘날 잘 알려진 저우좡의 이름을 높인 건 다리 그림이었다. 주장이 국내외에 알려진 건 중국 화가 진일비 陳逸飛, 천이페이의 쌍교 雙橋그림 <고향의 추억> 때문.
그림으로 세상에 알려진 주장을 직접 둘러보면 참 아기자기한 맛이 좋다. 주장 살림집들이 강에 몸을 대고 있다. 물길 좌우로 빼곡한 집들. 돌이 강둑디디고 물을 버틴다. 강물에서 대여섯 댓돌을 밟으면 바로 집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Water Alley Tour
뱃삯을 치르고 탄다.일행은 다리와 다리에 맺힌 원과 원을 넘는 곡예단이 된다. 배 한 척 빌려 일행과 좌우로 앉는다. 기우뚱한다. 균형을 이뤄 앉고 하세월 한량놀이. 민물고기를 낚던 작은 고깃배는 관광객을 낚아 태우는 놀잇배가 되었다. 어부는 사공이 되었다.
배를 타고 마을을 돈다. 강도 바다의 품으로 안기기 전에 사람들의 마을을 돌고 있었다.
대를 이어 삶을 사는 인간의 사이로 대를 이어 흐르는 강물이 휘돌고 있었다.
순한 강의 흐름만큼이나 사공의 삶의 흐름은 유순하였다.
어제의 객도 오늘의 객도 웃음만 남기고 떠나는 마을에서의 삶은 담담했다.
필요한 만큼의 힘으로 가장 적은 파장을 일으키며 담담히 오늘 삶의 노를 저었다.
사공의 몸사위는 깊게 배인 것이었다.
뱃사공들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앞선 배와 뒤따르는 배 사이를 유지 한다.
조급히 추월할 것도 게을리 늘어질 것도 없이 머물듯 흐르며 물길 밟아낸다.
뱃사공은 한곡 청하자 스스럼없이 수백수천번 갈아낸 목청 한껏 뽑아 올린다.
타지 언어가 음율 위에 놓이자 언어는 막연해도 감정은 온전히 전해진다.
곡은 주장이 좋다한다는 내용이란다. 부른 가사, 소주 말이란다.
목청 꺾이는 때 솜씨 좋게 노저어 배 움직임에 리듬 섞는다.
사공은 사람 여섯을 한팔로 태웠다. 강물은 사람 여섯을 나붓나붓 태웠다.
실린 무게가 얼마든지, 삶은 강은 그치지 않고 흘렀고 삶은 강은 말없이 감내했다.
중국 제1의 수향도시 주장. 저우좡의 아름다움은 중국 여행에서 놓치기 아까운 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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