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 * Korea

80년대 대치동을 아시나요?

yellowday 2012. 9. 17. 10:45

 

입력 : 2012.09.17 03:04

40~70대 작가 13인의 서울
사진전 '서울에서 살으렵니다'

인구 1000만 명의 이 거대 도시는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겐 '추억'의 땅이지만 어떤 이들에겐 '낯섦과 아픔'의 땅이기도 하다.

 서울이 사진가 13인의 카메라에 담겼다. 서울이 고향인 고(故) 김기찬(1938~2005), 경남 합천 출신 이갑철(53), 전북 정읍 출신 안세권(44)….

11월 17일까지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에서 살으렵니다'전엔 나이와 고향이 제각각인 사진가들이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서울을 찍은 사진 100여 점이 나왔다.

30년 전 대치동엔 아파트와 논밭이 공존했다. 김기찬의 1982년 작 '강남구 대치동1982. 3. 7'.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70대 사진가들에게 '서울'은 아련한 추억의 대상. 홍순태(78)는 번화한 1970년대 명동 거리와 나들이 온 시골 노인들의 모습을 대비시킨

 '서울의 찬가' 시리즈로 서울의 활기를 추억했다. '골목 사진'으로 유명한 김기찬의 작품으론 1980년대 초·중반 개발 열풍이 불기 시작한 강남 일대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나왔다. 그가 1982년 3월 7일 찍은 대치동 사진엔 아파트와 논밭이 공존하고, 두렁 위를 머리에 임을 인 한복 차림 아낙네들이 바삐 지나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한 이갑철에게 서울은 낯설고 비정한 땅. 그는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등으로 '현대화'와 '변화'의 기점에 있던 대도시

서울을 이방인의 시점으로 찍은 '타인의 땅'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의 사진 속에서 88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는 퍼레이드 대열에서 뒤처진 듯

8차선 도로 위를 혼자 기운이 빠진 모습으로 걷고 있다. 이는 인천서 태어나 서울서 자란 구본창(59)이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직후

'어딘가 낯설어진 빛깔의 서울'을 담은 80년대 사진들의 화사한 무력함과도 맞닿아 있다.

40대 작가들은 비판적 시각으로 서울을 바라본다. 2005~2007년 월곡동 뉴타운 재개발 현장 밤 풍경을 반복해 찍어 판자촌 불빛이 해를 거듭하며

사라져가는 과정을 보여준 안세권의 '월곡동의 사라지는 빛' 시리즈가 그렇다. 전시를 보다 문득 묻는다. '

나의 서울은 어디쯤인가?'. 관람료 성인 6000원, 초·중·고생 5000원. (02) 418-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