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04 22:56
웅장한 대저택,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향로 앞에서 우아한 귀부인이 화려한 의자에 앉아 장사꾼이 꺼내 놓는 물건을 보고 있다. 장사꾼이 파는 물건은 포동포동한 몸에 앙증맞은 날개를 단 사내아이들이다. 바구니 속의 한 아기는 잠들었고, 그중 하나가 날개를 잡힌 채 대롱대롱 매달려 귀부인의 선택을 기다리는 중이다. 강아지 분양하듯 팔려나가는 이 아기는 '사랑의 신(神)' 큐피드이다. 그림 속 장면은 적당한 연애 상대를 구하기 위해 포주를 불러 흥정하고 있는 귀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8세기 프랑스 화단(畵壇)에 신고전주의를 유행시킨 화가 조제프 마리 비앙(Joseph Marie Vien·1716~1809)은 이처럼 고상한 그림 속에 향락적인 주제를 세련되게 숨겨 두었다. 이 그림은 원래 서기 1세기 무렵, 고대 로마의 화려한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화산재에 묻혀 있던 도시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굴된 벽화를 모방한 것이다. 쾌락을 좇으면서도 겉으로는 고귀하게 보이기를 원했던 귀족들 사이에서 '큐피드 장사꾼'은 큰 인기를 얻었다.
18세기 프랑스 화단(畵壇)에 신고전주의를 유행시킨 화가 조제프 마리 비앙(Joseph Marie Vien·1716~1809)은 이처럼 고상한 그림 속에 향락적인 주제를 세련되게 숨겨 두었다. 이 그림은 원래 서기 1세기 무렵, 고대 로마의 화려한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화산재에 묻혀 있던 도시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굴된 벽화를 모방한 것이다. 쾌락을 좇으면서도 겉으로는 고귀하게 보이기를 원했던 귀족들 사이에서 '큐피드 장사꾼'은 큰 인기를 얻었다.
- 비앙 '큐피드 장사꾼' - 1763년, 캔버스에 유채, 117×140㎝, 프랑스 퐁텐블로 국립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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