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몸에 들어간 '남성 정액의 비밀' 알고 보니…

입력 : 2012.08.23 14:45 | 수정 : 2012.08.23 17:15

정액이 정자를 나르는 것뿐만이 아닌 여성의 배란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사스캐처원(Saskatchewan) 대학의 연구진은 정액에서 여성의 뇌를 자극해 배란을 촉진하는 단백질 물질을 발견했다고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이 21일 보도했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배란유도인자(ovulation-inducing factor·OIF)’라고 이름 붙여진 이 단백질은 여성의 혈액을 타고 뇌로 흘러들어 가 시상하부를 통해 작용한다. OIF는 난소에 난자를 배출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뇌의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통해 신경계와 내분비계(혈류로 호르몬을 분비하는 선)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OIF는 신경세포의 성장과 유지, 생존을 조절하는 신경성장인자(NGF)와 동일한 분자다. 포유동물의 정액 속 물질이 암컷의 뇌에 직접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은 처음 발견된 사실이다.

대부분 암컷 동물들은 주기적으로 난자를 배출하는 자연배란을 하지만 낙타, 토끼, 라마 등 일부 동물은 정액이 들어오는 경우에만 배란하는 ‘유도배란’을 한다. 연구진은 자연배란을 하는 소와 유도배란을 하는 라마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OIF는 수컷 소와 라마 모두에게서 발견됐다. 암컷 라마에 OIF를 주입한 결과 배란이 이루어졌지만 같은 물질을 소에 주입했을 때는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 난자를 운반하는 난소낭의 형성 시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일시적인 내분비 체계의 형성에도 관여했다.

연구진을 이끈 그렉 애덤스(Gregg Adams)는 연구 결과가 인간의 불임치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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